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외신출처

[종합] 캄보디아 집권당 "총선서 의석 모두 차지"…美, '비자제한' 검토

기사등록 : 2018-07-30 16:53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서울·시드니=뉴스핌] 이홍규 기자 권지언 특파원 =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캄보디아인민당(CPP)이 2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의회 전체 의석 125석을 모두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33년 최장 독재를 이어온 '크메르 루주' 사령관 출신 훈센 총리는 임기를 5년 더 연장하면서 새로운 '스트롱맨' 시대를 열게 됐다.

30일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속 이산 CPP 대변인은 이날 "CPP는 77.5%의 득표율을 얻어 의회 의석 모두를 차지했다"며 "다른 정당은 의석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최소 100석을 예상했던 것에서 늘어난 것이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 [사진= 로이터 뉴스핌]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가운데 82% 이상이 투표를 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지방선거 투표율 90% 보다는 낮지만, 2013년에 치러졌던 이전 총선 투표율 69.61%다는 높은 수준이다.

비평가들은 이번 선거를 '엉터리'라고 비판하며 캄보디아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개탄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강제 해산돼 총선을 치르지 못하는 등 훈센 총리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CNRP의 당수 켐 소카는 반역 혐의로 체포돼 있다. 그의 구속에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비판적인 언론은 선거 전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작년 9월 훈센 총리에게 비판적이었던 한 신문사는 정부로부터 세금 폭탄을 맞아 폐간됐다. 올해 한 비판성향 언론사도 세금을 맞아 매각됐다. 많은 유권자는 투표를 하도록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망명해있는 샘 레인시 CRNP 전 대표는 이번 선거 승리는 훈센 총리에게 공허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CNRP는 국제 사회에 이번 선거 결과를 거부해달라고 촉구했다. 무 속후아 CNRP 부대표는 "2018년 7월 29일은 최근 역사에서 새로운 어두운 날이자 캄보디아에서 민주주의가 죽었음을 나타낸다"며 "국제 사회는 CPP와 선관위가 발표한 결과를 전면적으로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CNRP는 유권자들에게 선거를 '보이콧'하라고 요구했으나 정부는 그렇게 하는 사람은 반역자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선거는 미국과 유럽 국가 등 해외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은 캄보디아 총선에 참관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포퓰리스트와 극우파 정당 중 일부만이 캄보디아 선거에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캄보디아 총선에 '결함'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12월 6일 발표한 비자 제한조치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 등 다양한 조치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미국은 캄보디아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혐의를 받는 다수의 관계자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했다.

백악관은 "(비자 제한 확대 검토와 동시에) 캄보디아 정부가 독립 미디어나 시민사회기관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켐 소카 제1야당 대표 등 구금된 정치인들을 즉각 석방하고 정치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U는 캄보디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해온 상황이다.

이에 대해 페이 시판 정부 대변인은 백악관의 성명은 캄보디아를 위협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투표하러 간 캄보디아 국민들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캄보디아 주민은 이날 투표 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캡코르 마켓(Kapkor Market)에서 만난 메아스 누온(Meas Sinuon·60)은 로이터통신에 "이 정부는 이미 좋은 일들을 해왔다"며 "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bernard0202@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