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독일 자동차 업체 BMW가 유럽에 생산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BMW가 유럽에 공장을 건축하는 것은 약 20년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를 필두로 보호주의 정책이 번진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BMW CI /이형석 기자 leehs@ |
31일(현지시각) BMW는 헝가리에 10억유로(11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5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외형을 확보할 전망이다. BMW가 유럽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이미 주요국과 전면적인 관세전을 벌인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대한 대규모 관세 시행을 저울질하는 상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백악관에서 만나 무관세 원칙에 합의했지만 자동차 부문은 제외됐다.
BMW의 유럽 공장 신설은 무역 장벽이 높아진 데 따른 공급망 변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설하는 헝가리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생산할 경우 BMW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국에 집중된 소형차 생산을 이전할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뱅커스 메츨러의 요르헨 파이퍼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BMW의 결정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인건비와 물가가 비싼 서유럽과 관세 리스크가 잠재된 멕시코나 영국을 피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124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들어설 BMW의 헝가리 공장은 내년 하반기 첫 삽을 뜰 예정이다.
공장 완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20% 관세를 시행할 경우 타격을 온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앞서 BMW는 미국에서 생산한 뒤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럽 자동차 업체 가운데 관세를 근거로 한 첫 가격 인상에 해당한다.
한국과 EU,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 미국의 자동차 폭탄 관세 위협의 직접적인 타깃이 된 국가의 대표들이 이번주 회동은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고위 참모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차에 20% 관세를 연내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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