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벌어진 재판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고영한 대법관이 1일 퇴임식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sunjay@newspim.com

고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부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퇴임하게 돼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며 “특히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해 법원 가족은 물론 사법부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고 대법관은 “법원 안팎에서 사법 신뢰가 무너져 내리고 사법권 독립이 훼손될 우려에 처해 있다며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면서 “저로서는 말할 자격이 없음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고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당시인 지난 2016년 2월부터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했다. 이 시기 법원행정처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부산지역 ‘스폰서 건설업가’ 재판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 대법관은 “늦었지만 사법 권위의 하락이 멈춰지고 사법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며 “저는 떠나가지만 남아 있는 여러분들께서 지혜를 모아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주시고 무너진 사법 신뢰를 되찾아오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퇴임사를 끝맺었다.

이날 함께 임기가 끝나 퇴임한 김신 대법관과 김창석 대법관도 최근 벌어진 사법 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신 대법관은 “최근 대법원 재판이 거래 대상이 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충격을 드리게 돼 참담한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면서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대한민국 대법관들이 거래를 위해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재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창석 대법관은 “법원이 처한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해명돼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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