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설업계 현장 근로자들은 연일 무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폭염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일제히 간이샤워시설, 휴게실을 설치하고 작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등 건설현장에 혹서기 안전지침을 내렸다. 공공발주 현장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방침에 따라 낮 시간대 공사는 일괄 중지된 상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간건설사 현장에서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낮 시간대 휴식시간, 휴게소 및 그늘막 설치, 물 제공으로 폭염에 대응 중이다. 공공발주 공사들은 지난 2일부터 낮 시간대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삼성물산은 일부 건설현장에 간이샤워시설을 설치했다. 또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사고 발생시 현장에서 초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화건설은 매일 오후 2~3시 사이 현장근로자를 상대로 온열질환을 체크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광교컨벤션 꿈에그린 건설현장에선 간호사와 산업위생관리사가 보건관리자로 상시 근무 중이다. 이 현장에는 약 100여평 규모 휴게실도 운영된다.
대우건설은 공사 현장을 구역별로 나눠 간이 천막을 설치했다. 또 냉·온수기와 탈진을 방지하기 위한 식염포도당, 얼음물을 비치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는 화채를 제공한다.
현대건설은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열지수'를 참고해 5단계로 나눠 작업관리를 하고 있다. 또 근로자 휴게시설 및 그늘막을 설치하고 근로자들이 상시로 음용가능하도록 제빙기와 식염을 구비했다. 이밖에 현장마다 개별적으로 추가 시설을 설치하거나 특식을 제공해 근로자의 업무여건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대우건설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에게 화채를 제공하는 모습 [사진=대우건설] . |
SK건설은 건설현장 기온이 37도를 넘어설 경우 조기 출근하거나 야간에 작업을 진행하는 등 탄력적으로 근무시간을 운용하고 있다. 정수기나 제빙기, 간이 휴게시설도 마련하고 있다.
공공건설공사는 이달 들어 낮 시간대 공사를 중지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안전과에 따르면 공공발주 공사 중 국토부 소속·산하기관이 발주한 공사의 98%는 현재 오전 5시부터 오후 12시까지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낮 시간대 공사가 중지되지 않은 2%는 레미콘 타설 작업과 같이 연속성이 중요하거나 일부 입주 일자가 얼마 남지 않은 아파트 건설현장처럼 공사 중단이 불가피한 경우"라고 말했다. 다만 낮 시간대 일괄 공사 중단은 이번주 안으로 사업장 자율조치로 변경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민간건설공사도 공공발주 공사처럼 폭염 낮 시간대 공사 중단이 가능하도록 내일 중 고시 개정을 진행해 공포할 방침이다. 고시가 개정되면 불가항력적인 공사 기한 연장 사유에 폭염이 추가돼 공사중단으로 공기가 연장돼도 건설사에 공사 지체상금과 같은 손실을 물을 수 없다. 다만 이번 고시 개정은 공포 이후 체결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이창훈 국토부 건설정책과 서기관은 "불가항력적인 공기 연장 사유에 폭염 외에 한파도 포함시켜 내일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고시를 개정해 공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보는 눈도 많고 지자체 합동 (조사)도 받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작은 현장에서 진행되는 공사들은 일일이 점검하기가 어려워 위반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민간건설공사도 낮 시간대 공사 중단이 가능해진다면 작은 현장에도 폭염 안전 대책이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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