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외신출처

신흥국 채권 손실 '눈덩이' 전망은 더 흐리다

기사등록 : 2018-08-08 03:3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터키 리라화 표시 채권 달러화 기준 손실 38%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흥국 채권시장의 손실이 눈덩이로 불어났다.

터키 리라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 이란 리알화 등 통화 가치가 급락한 데 따라 특히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의 출혈이 두드러졌다.

터키 리라화 [사진=블룸버그]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은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부터 무역 마찰까지 구조적인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는 데다 매년 만기 도래 물량이 1조달러에 달하는 만큼 저가 매수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다.

7일(현지시각) 바클레이스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이 연초 이후 평균 4.7%의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별로 접근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터키 리라화 표시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달러화 기준으로 무려 38.12%에 이르는 손실을 떠안았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 채권 역시 투자자들에게 36%를 웃도는 손실을 일으켰고, 인도네시아와 헝가리, 필리핀 채권이 10%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이어 러시아와 브라질, 이스라엘 채권이 연초 이후 7%를 웃도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터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를 뚫고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미 사상 최저치로 추락한 리라화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의 하강 기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지적인 경제적, 정치적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가세한 통화완화 정책의 축소가 구조적인 악재라는 것.

여기에 미국을 축으로 한 무역 마찰로 인한 실물경기 리스크도 신흥국 채권의 투자 수요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눈덩이 만기 물량도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부분이다.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앞으로 3년 사이 만기 도래하는 신흥국 채권은 3조23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만기 물량이 8919억달러에 이르고, 2019년과 2020년 각각 1조1000억달러와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이 만기 도래한다.

10년 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 정책과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베팅이 맞물리면서 발행 시장이 홍수를 이뤘고, 당시 쏟아졌던 채권의 상환 시일이 다가온 것.

연초 이후 신흥국 채권의 급락에도 최악의 상황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이턴 반체의 헨리 피보디 펀드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시장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며 “추가 하락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12%까지 늘렸다”고 전했다.

상황은 다른 투자은행(IB)도 마찬가지다. 씨티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노무라 등 주요 IB들이 신흥국 채권 비중을 축소한 것은 물론이고 관련 비즈니스의 인력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2%의 수익률을 창출한 신흥국 달러화 표시 채권은 올해 2.7%의 손실을 냈다. 골드만 삭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레이첼 골더 하이일드 채권 헤드는 WSJ과 인터뷰에서 “중국 리스크가 특히 경계 대상”이라며 “신흥국 회사채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