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대리기사, 퀵서비스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도 고용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특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보험설계사는 고용보험료만 납입할 뿐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24개월 동안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하나 보험설계사를 시작해서 1년 이상 꾸준히 하는 사람이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의 지난해 기준 13개월차 정착률은 생명보험 38.6%, 손해보험 50.3%였다. 25개월차 정착률은 보험사가 공시하지 않지만 생보는 30% 내외, 손보는 40% 내외로 전해진다.
즉, 보험설계사를 해보겠다고 10명이 도전했다 1년 안에 5~6명이 그만두고, 2년 안에 6~7명이 포기한다는 얘기다.
보험설계사가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24개월 동안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한다. 즉 2년 이상 보험설계사로 영업을 해야 한다는 것. 고용보험료는 전체 설계사가 내야하지만 실제 혜택을 받는 건 2년 이상 영업한 30% 설계사에게 국한된다는 거다.
여기에 2년 이상 보험영업을 한 설계사 또한 실업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2년 동안 보험영업을 지속한 설계사는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는 의미다. 이들은 수당지급체계에 따라 고정적으로 나눠 받는 수당이 많아 비자발적으로 영업을 그만두고, 실업급여를 받을 이유가 없다.
보험설계사가 보험계약에 대한 댓가로 받는 판매수당은 초년도에 집중적으로 받고, 7~10년 이상 나눠받는 구조다. 가령 보험판매로 인한 총 수당이 1000만원이라면 1년차에 600만원을 받고, 나머지 400만원을 6년 동안 매월 33만원씩 받는 식이다. 이러한 지급체계는 판매 후 유지·관리 등을 위한 목적이다.
보험사가 2년 이상 보험영업에 안착한 설계사를 강제로 해촉(해고)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설계사 역시 보험 영업조직에서 나와야할 이유가 많지 않다. 즉 고용보험을 적용, 실업급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거다.
보험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경력 2년 이상의 설계사는 전체 설계사의 30% 가량에 불과하며, 이미 시장에 정착해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설계사를 강제 해촉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설계사도 보험사를 떠날 이유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력 2년 이상 설계사 중 보험사가 강제 해촉해야 할 정도로 영업실적이 낮은 대상자는 전체의 5%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설계사 대부분은 고용보험료만 납부할 뿐 실업급여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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