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미국의 트랜스젠더 옹호 단체가 할리우드를 향해 "스크린에서 성 소수자의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하라"며 울분을 터뜨렸다고 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미디어 속 성 소수자 이미지를 감시하고 증진하기 위한 비정부기구 '글래드(GLAAD)'와 2020년까지 50대50 성 평등을 표방한다는 뜻을 담은 여성단체 '5050by2020' 등 트랜스젠더 옹호 단체 40여 곳은 연예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를 통해 할리우드에 보내는 공개편지를 전했다.
트랜스젠더 단체에서 할리우드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출처=Variety 홈페이지] |
편지는 영화감독 주드 아패토우와 라이언 머피를 시작으로 GLAAD와 성 소수자 축제 주관 단체 '아웃페스트(Outfest)', 영화배우 조합 '새그(SAG)' 외 여러 섭외대행사와 제작사의 서명을 받았다.
단체들은 공개편지 '할리우드에게(Dear Hollywood)'에서 "할리우드가 가진 힘을 트랜스젠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트랜스젠더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써야 한다. 우리(트랜스젠더)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거나, 사이코패스 살인마거나, 전형적인 편견 속 모습 그대로 비춰지는 TV와 영화를 보고 자랐다"고 주장했다.
GLAAD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에서 내놓은 영화 109편 중 트랜스젠더 역할이 등장하는 작품은 단 한 편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스칼렛 요한슨이 영화 '럽 앤 턱(Rub & Tug)'에서 실존인물인 트랜스젠더 '단테 텍스 길' 역을 제안받아 트랜스젠더 단체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스칼렛 요한슨은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지 일주일 만에 하차를 공식 발표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지난달 "해당 캐스팅은 트랜스젠더 문제에 대해 '무감각한' 영화계 태도에서 나온 결과"라고 꼬집으며 "트랜스젠더가 단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편지는 "엉뚱한 게이 윌과 왈가닥 그레이스의 이야기를 담은 시트콤 '윌 앤 그레이스(1998~2018)'나 최초의 게이 서부극 '브로크백 마운틴(2006)'은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스크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미국만 봐도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실업, 자살, 빈곤, 왕따에 시달리는 확률이 평균치를 넘는다. 오해와 편견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 시대가 그 어느 때보다 문화적이라고 믿는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할리우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GLAAD와 5050by2020은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사와 감독을 위한 가이드북을 제작해 트랜스젠더 배우나 트랜스젠더들이 진행한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옹호 단체가 할리우드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은 버라이어티 홈페이지(https://variety.com/2018/film/news/open-letter-transgender-hollywood-1202896495/)에서 확인할 수 있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