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이 영국에 정착한 이중스파이를 암살하려 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소식이 전해진 뒤 러시아 루블화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 [사진=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오는 22일경부터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날 오후 미 동맹국과 러시아에 신규 제재 관련 소식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에서 미 국무부는 “영국 시민인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을 암살하기 위해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2018년 8월 6일 미국은 1991년 생화학무기 통제 및 전쟁종식법(CBW Act)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국제법에 위반되거나 자국법에 위반되는 치명적인 생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15일간의 의회 고지 기간을 가진 뒤 22일경부터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가 발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한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가 일부 조건을 충족했다는 점을 증명해내지 못할 경우 미국이 3개월 뒤에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루블화는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소속 샤마일라 칸은 “제재가 리스크로 남을 것이며, 특히 회사채 시장에 경계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국채 제재는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며 아마도 회사채와 개인이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신문 코메르산트는 지난주 미 양당 의원들이 마련한 러시아 제재 초안을 입수해 소개했는데, 해당 제제안에는 신규 국채 제재와 러시아 대형 은행들의 달러 거래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미 하원이 9월은 돼야 여름 휴회에서 복귀하는 만큼 그때까지는 해당 제재안과 관련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촉구하고 미국 재무부도 올 초 러시아 국채에 대한 제재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만큼 제재안이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달러 대비 루블 환율 6개월 추이(루블 가치는 환율 흐름과 반대)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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