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히틀러 나치당의 상징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에 대한 규제 완화로 앞으로 독일 게임에서도 '나치 표식'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소프트웨어 심의등급기관(USK)은 나치 상징물에 대한 심사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고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독일은 그동안 게임에 등장하는 나치 표식을 검열해왔다.[출처=DORKLY @TristanACooper] |
USK는 "영화처럼 게임에도 '사회적으로 적절한' 나치 상징물 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세커(Elisabeth Secker) USK 상무이사는 "여기서 '사회적으로 적절하다'는 말은 위헌정부의 상징물이 예술적 혹은 과학적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최근 일어난 사건 혹은 역사를 묘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며 "위헌정부 자체나 그 사상에 분명한 반대 의견을 표출하는 게임은 '사회적으로 적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나치 상징물이 등장하는 게임은 USK가 심사하기도 전에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제는 '위헌정부의 상징물이 등장한다'고 밝히기만 하면 심사를 거쳐 심의등급을 받을 수 있다.
USK 심의등급위원회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게임이 시장에 나가도 되는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세커 상무이사는 다만 "헌법에 위배되는 나치 상징물을 금지하는 일반적인 규정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독일 형법은 연방 기본법(헌법)에 위배되는 나치의 각종 상징물 사용과 나치식 경례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독일의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업체가 이용자들이 역사적으로 정확한 경험을 하는 걸 빼앗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달라진 심사 기준으로 독일 게임시장이 더욱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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