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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난민 자녀…국외 도피 과정서 "인신매매 범죄 노출"

기사등록 : 2018-08-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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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감시 피해 파악 어려운 루트로 도피 중 범죄 노출돼
미국 도착 성공해도 문제…밀수업자 추가 금전 요구 이어져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갱단의 폭력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도피하는 중남미 출신의 난민과 이민자의 자녀들이 도피 과정에서 인신매매 범죄에 노출된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각) UN 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마다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과테말라 출신의 수만명의 아이는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도피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세프에 따르면 길고 불확실한 여정 속에서 수많은 아이가 인신매매범을 비롯한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유니세프는 이 외에도 도피 과정에서 추방되는 이민자와 난민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들이 추방돼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도 종종 빚에 시달리거나 갱단의 범죄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올 1~6월 사이에만 약 2만4200명에 달하는 여성과 어린이가 해외 도피 과정에서 추방당했다.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 자녀들이 멕시코에 있는 검문소 근처에서 머물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유니세프의 아동보호 관련 지역고문은 톰슨로이터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엄격한 이민 통제가 이민자와 난민들이 해외 도피 과정에서 위험한 루트를 선택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자와 난민이 당국의 감시를 피하고자 행방을 파악하기 어려운 루트로 도피를 시도하고 있지만, 감시가 닿기 힘든 점을 범죄자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얼마나 많은 이민자의 자녀가 노동과 성(性) 착취에 내몰렸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숫자는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중앙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 출신의 인신매매 피해자 5명 중 3명은 어린아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신매매를 알선하는 대다수의 범죄 조직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크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 아동 성 착취 반대단체인 '엑팟(ECPAT)' 미국 지부의 책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통제하기 쉽고, 연약할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제압하기 쉬운 까닭에 인신매매범들의 범죄 대상이 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권 운동가들은 중남미 국가 중에서도 특히 과테말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 남부 지역의 광장과 이민자 보호소 곳곳에 인신매매범들이 위장·잠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 제공에 관한 거짓 약속으로 희생자들을 유혹한 후 술집 등에 매춘부로 팔아넘기는 수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자·난민 가족 중에는 자신의 아이가 무사히 멕시코-미국의 국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밀수업자에 수천달러를 건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유니세프의 관계자는 "부모에게 돈을 받은 밀수업자와 인신매매단이 서로 연루돼 있기도 해,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인신매매단으로 넘겨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국외 도피에 성공해, 미국에 도착한다고 해도 이민자들의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에 성공적으로 도착할 경우, 도피를 도운 밀매업자들이 추가로 돈을 요구해 난민과 이민자들이 빚더미에 앉게 되는 사태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민자들의 자녀가 미국에 도착해, 강제 노동의 희생자로 전락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지난 2015년 한 인신매매단은 10대 8명을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도피시켰다. 하지만 10대들은 미국에 도착한 뒤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농장에서 하루에 12시간 일하도록 강요당했다. 이 사건으로 5명의 용의자가 인신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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