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국채 발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았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이 때문에 올해 늘어난 국채 발행 물량을 전량 국내 투자자들이 떠안으면서 외국인의 비중이 15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국채 입찰 수요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법인세 인하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올들어 국채 발행 규모가 5000억달러 급증했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입찰 비중이 지난 달 말 기준 10.8%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 늘어난 국채 발행 물량을 모두 국내 투자자들이 떠안았다는 얘기다.
독일과 일본 국채에 대한 미국 국체의 수익률 간극이 크게 벌어진 상황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의 소극적인 움직임이 의외라는 평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적극적인 금리인상에 따라 미국 국채 수익률은 같은 만기의 독일 및 일본 국채 수익률에 비해 1980년대 이후 최고치로 벌어졌다.
여기에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보이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입을 부추길 만한 여건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두 가지 요인을 해외 투자자들의 국채 매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먼저 달러화 강세다. 강달러는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이와 동시에 일본과 유럽 투자자들의 리스크 헤지 비용을 끌어올린다.
도이체방크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달러화 상승으로 인해 헤지 비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일본과 유럽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의미를 상실했다”며 “단기물일수록 이 같은 상황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가지는 2020년이면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경계감이다. 경제 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부채를 대폭 늘렸다가 오히려 커다란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 밖에 인플레이션 상승 추이도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시장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경우 다음 위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