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2030년 도입 예정인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일본 기업이 개발·생산의 50% 이상을 맡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록히드마틴이 제안한 차세대 전투기는 F22를 주체로 F35를 혼합한 모델이다. F22는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는 스텔스 성능을 갖추고, 공대공 미사일 8발을 탑재한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린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F22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해 왔다. 일본이 10년 전 F4의 후속 기종으로 F22를 수입하려고 했었지만, 당시 미 의회가 군사 기술 유출을 우려해 거부한 바 있다.
일본으로선 ‘문외불출(門外不出)’이었던 F22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일본 기업이 엔진 등 핵심부품 개발·생산을 맡게 되면 국내 방위산업의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미일동맹 강화라는 상징적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록히드마틴의 이번 제안에 대해 “일본에 기체 등을 제공하는 것은 기술 유출 우려가 없고, 아시아의 안보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미국 기업이 개발·생산을 독점하고 일본 기업은 관여할 수 없게 될 거라는 일본 측 우려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일본에 차세대 전투기로 제안한 'F22'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차세대 전투기는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퇴역하는 F2의 후속기다. 일본과 미국이 공동으로 개발했던 F2는 일본 측의 생산비율이 60%였지만, 일본에 기술 기반이 없었던 엔진 개발은 미국이 독점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은 이번 제안에 엔진의 개발과 생산을 향후 일본의 대표적 방위산업체인 IHI로 이전할 방침을 나타냈다. 또 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는 주날개의 개발·생산을 맡기고, 산요(三菱)전기의 전투시스템 채택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기술 이전이 어디까지 이루어질지 불투명한데다, 도입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록히드마틴은 1대당 가격에 대해 70대를 생산할 경우 240억엔(약 2400억원), 140대를 생산할 경우 210억엔을 제시했다. 현재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구입하는 F35A의 가격은 대당 150억엔이다.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은 개발과 정비 등을 포함해 총 6조엔 규모이다. 미국 측도 수주에 성공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또 단가가 높은 방위장비 수출이 늘어나면 대일 무역적자 축소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록히드마틴 외에 미국의 보잉과 영국의 BAE시스템즈도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 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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