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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VD 앞세운 '폼페이오-비건 ' 방북, 팽팽한 기싸움 예고..."김정은 면담 기대 안해"

기사등록 : 2018-08-2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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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빠른 비핵화 위해 오히려 추가 제재"..비핵화 시설 신고-종전선언 두고 돌파구 마련할 지 관심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주 4차 방북길에 오른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그동안 공석이던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스티븐 비건 포드 부회장을 임명하고 그와 함께 평양을 방문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교착 상태에 빠져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다음 주에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올해 들어 4번째이고,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두 번째 평양행이다.

이번 방북은 향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최근 북미간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워싱턴 당국이 비핵화의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핵시설 리스트 제출과 시간표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평양은 종전 선언을 통한 확고한 체제 보장과 대북 제재 완화를 우선 요구하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둔 미 백악관과 국무부의 분위기도 사뭇 비장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 이날 임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동행한다.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은 '폼페이오-비건' 콤비가 전담하게 될 전망이다. 비건 대표는 향후 대북 비핵화와 종전선언 협상 등의 실무를 총괄하는 협상 창구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지난 14년간 포드 자동차의 대관 담당 부회장을 맡아왔지만 워싱턴 정가에서 공화당의 외교 안보 통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경질할 때 후임자로 유력하게 검토됐을 정도로 '중량급' 인사다.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는 이날 미국 정부의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더구나 이들은 FFVD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의하고 약속한 것임을 상기시키며 북한을 압박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비건 대표를 직접 소개하면서 "그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지휘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동의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우리 노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 역시 인사말을 통해 자신의 업무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로 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비건' 콤비의 방북 결과는 향후 한반도를 둘러싸고 숨 막히게 진행될 외교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23일 국무부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소개한 뒤 그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북한이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9·9절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 시기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9월 중 열릴 3차 남북정상회담과 이후 유엔 총회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정상이 모인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런 의미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올 가을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대전의 첫 시험대이자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폼페이오-비건' 방북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미국 국무부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관련, "우리는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한 기대(expectations)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김 위원장 면담)은 이번 방북의 일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폼페이오의 방북은 성사됐지만 북미 간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와 이를 최종 확인해줄 김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아직 '공란'으로 남아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북미 양측은 폼페이오 장관 일행이 븍한에 머무는 최종 순간까지 '핵시설 신고'와 '종전선언 및 제재완화' 등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과 물밑 협상을 벌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재 말고는 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우리는 실제 추가로 더 부과했다. 북한이 보다 빨리 움직이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이나 제재 완화와 같은 북한의 요구사항을 순순히 들어줄 처지가 아니란 의미다.

'폼페이오와 비건'을 맞이하는 평양의 반응과 김 위원장의 결심에 시선이 다시 집중되는 시기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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