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코믹 오페라 '코지 판 투테'가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예술의전당 무대 위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이 이 작품을 정기공연으로 선보이는 것은 2001년 이후 17년 만이다.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사진=국립오페라단] |
국립오페라단은 다음달 6일부터 나흘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선보인다. 윤호근 예술감독은 개막에 앞서 24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하이라이트 시연에서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코지 판 투테'는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오페라) 중 하나로,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에 이어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다. 나이 많고 부유한 돈 알폰소가 두 청년에게 약혼녀들의 사랑을 시험해보자는 내기를 부추기며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
윤호근 감독은 "무겁지 않고 가볍다. 사랑 이야기지만 허세, 배반, 속임수, 질투가 담겨 있고 나중에는 허무하기도 하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유머와 사랑으로 채워져 있어 신비롭기도 하다. 스토리는 황당무계할 수도 있지만 인간의 부족함, 사랑의 불안정성을 음악으로 채워주는 것 가다. 그래서 모차르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연습 장면 [사진=국립오페라단] |
이어 "젊음의 불안정성을 우리 세대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철학적인 남녀 관계의 믿음보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쉽게 변하고, 어떻게 상처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담았다"며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디테일과 다이나믹,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여주려고 굉장히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8세기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원작과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1950년대 풍요로움이 넘치는 어느 도시, 럭셔리 부티크를 배경으로 유쾌한 연애 사기 소동이 펼쳐진다.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로 빠르고 경쾌학 전개시켜 작품 전체에 속도감을 더하고, 즐거운 유머 코드를 가미했다.
연출가 니콜라 베를로파(Nicola Berloffa)는 "모차르트 3부작 중 가장 라이트하고 경쾌한 작품이다. 진정한 희극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편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즐기면 된다"며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변장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무대 디자이너와 의상 디자이너가 1940~50년대 할리우드를 찾아 콘셉트를 정했다. 원작의 가벼운 감각과 희극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 저희부터 재밌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연출 니콜라 베를로파(왼), 지휘자 다비드 레일랑 [사진=국립오페라단] |
지휘자 다비드 레일랑(David Reiland)은 "음악과 대사가 굉장히 긴밀하고 정교하게 연결돼 있다. 모차르트가 이 작품을 작곡하기 전에 헨델의 '메시아'를 편곡해 굉장히 음악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크고 아름다운 중창, 바로크 형식의 음악"이라며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다양한 요소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하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다. 또 다름을 강조, 반대되는 표현들을 잘 조율해 표현해내는 것이다. 균형, 투명성, 모차르트가 넣어둔 미스터리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새로운 감각의 '코지 판 투테'를 위해 세계 무대의 젊은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피오르딜리지' 역은 소프라노 루잔 만타시안, 최윤정이 맡는다. '도라벨라' 역은 메조 소프라노 라파엘라 루피나치와 김정미, '데스피나' 역은 소프라노 로라 타툴레스쿠와 메조 소프라노 오주영이 맡는다. '페란도' 역은 아니치오 조리주스티아니와 김성현, '굴리엘모' 역은 바리톤 알레시오 아르두아니와 우경식, '돈 알폰소' 역은 베이스 김영복과 로드 길프리가 연기한다.
국립오페라단의 '코지 판 투테'는 오는 9월6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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