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단체상봉이 시작됐다. 65년이 넘는 긴 세월을 기다린 끝에 만난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열하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24일 오후 3시 15분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이 시작됐다. 남측 이산가족 81가족, 326명은 북측 가족들과 만나자마자 눈물을 쏟아냈다. 행사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김인영(목원희, 86) 할아버지와 남측 동생 목원구(83), 목원선 (85) 할아버지가 만나며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이산가족 상봉대상자 최고령자인 강정옥(100.여)씨는 북측 동생 강정화(85.여)를 만나 "정화야, 정화야, 아이고 정화야, 안아줘야지. 아이고 우리 정화야"라면서 그리웠던 마음을 연발했다.
북측 아버지 조덕용(88)씨를 만난 아들 조정기(67)씨는 옆자리에 앉아 연신 눈물을 흘리며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살아계신 줄은...”이라고 말을 잊지 못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김인영(목원희, 86) 할아버지와 남측 동생 목원구(83), 목원선 (85) 할아버지가 만나며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의 형을 만나는 권혁빈(81)씨는 “저기 형님 아니야. 형님 아니야”라며, 북측 형 권혁만(84)씨가 딸과 함께 들어오자마자 단번에 알아보고 눈물을 흘렸다.
서울 토박이 3형제가 다시 만난 김인영(86. 목원희에서 김인영으로 개명)씨 가족은 자리에 앉지도 않은 채 서로 껴안고 얼굴을 비볐다.
언니를 만나는 양영옥(77.여)씨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량차옥(82.여)씨를 보고 “나 기억나”라며 눈물을 흘렸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량차옥 (82) 할머니와 남측 언니 양순옥(86), 동생 양계옥(79), 동생 양경옥(74), 동생 양성옥(71), 동생 양영옥(77) 등 6자매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의 형 양길용(90)씨를 만난 북측 동생 량길수(86)씨는 셋째 아들이라며 동행한 아들 량동학(49)씨를 소개했다. 량길수 씨는 “형님...”이라고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형제는 남북에서 서로 가져온 사진을 꺼내서 보여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량길수 씨는 남측의 형에게 “6남매를 낳았다”며 “아들들은 대학에 갔고 딸들은 전문학교에 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이번 상봉 최고령자인 강정옥(100)할머니와 북측 동생 강정화(85) 할머니가 만나 포옹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단체상봉은 2시간가량 진행된다. 이후 남북 이산가족들은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우리 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2회차 상봉행사도 1차 때와 같은 방식으로 2박3일간 진행된다. 둘째 날에는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을 가진다. 마지막 날에는 작별상봉과 공동중식을 가진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사흘간 6차례, 총 12시간 동안 만나게 된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