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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률 1위' 분당 빠진 투기지역 지정, 형평성 논란

기사등록 : 2018-08-3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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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집값 올해 7.14% 올라..투기지역 지정된 종로의 3배
종로·동대문, 7월 '반짝' 올랐다 투기지역 덜미
'직전 달 기준'..투기지역 지정 요건·방식 문제제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7.14%)는 올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종로구(2.58%) 보다 집값이 세 배 가까이 올랐지만 6·7월 상승률이 주춤했다는 이유로 투기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심의위원회 개최 직전 달 집값 상승률을 기준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이전에 많이 올랐던 지역은 제외되거나 '반짝' 상승한 지역만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는 허점이 드러났다.

31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집값 상승률 전국 1위인 성남시 분당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지정 요건과 방식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월 집값 상승률을 보면 성남시 분당구는 올해 7.14% 집값이 올라 상승률 전국 1위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7일 지정한 투기지역에 지정되지 않았다. 분당구는 1~5월까지 매달 0.5% 이상 집값이 올랐지만 6,7월 들어 상승률이 주춤했다는 이유에서다.

투기지역 지정 대상은 지정 직전 달의 주택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0%를 넘어야 한다. 다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가 0.5%를 넘지 못하면 집값 상승률은 0.5%를 기준으로 한다.

분당구는 지난 1월 1.7%, 2월 3.26%, 3월 1.89%, 4월 1.02%, 5월 0.52%로 1~5월 0.5% 이상 집값이 올랐다. 하지만 6월 0.18%, 7월 0.09%로 상승세가 주춤했다. 국토부는 분당구가 투기지역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투기지역 지정을 검토하지 않았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동작구(3.96%), 중구(3.77%), 동대문구(2.59%), 종로구(2.58%) 모두 올해 집값 상승률은 분당구보다 낮았다.

종로구의 경우 올해 0.5% 이상 집값이 오른 시기는 2월(0.56%)과 7월(0.5%) 두 차례에 불과했다. 동대문구는 7월에서야 0.52% 올라 처음으로 0.5%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두 곳 모두 7월 집값 상승률이 0.5%를 넘은 탓에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반면 동작구는 1월부터 꾸준하게 0.5%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구도 1월과 5월을 제외하면 모두 0.5% 이상씩 집값이 올랐다.

성북구(3.48%)와 서대문구(3.38%), 구로구(2.88%)는 동대문구와 종로구 보다 올해 집값 상승률이 더 높았지만 투기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7월 집값 상승률이 성북구(0.42%), 서대문구(0.45%), 구로구(0.49%) 모두 0.5%에 미치지 못해 투기지역 검토대상이 아니었다.

심의위원회가 한 달 먼저 열려 지난 6월 집값 상승률을 기준으로 투기지역을 선정했다면 동대문구(0.47%)와 종로구(0.37%) 대신 서대문구(0.6%)와 구로구(0.52%)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었다.

정부는 집값 과열 우려가 판단되면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를 추가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지정 요건이나 방식이 유지된다면 이같은 형평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8.2대책 때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했다"며 "시장 상황은 매달 변하고 있지만 시장에 적용하는 규정은 수년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 정책 불신과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저적했다.

그는 "한국감정원에서 매주 주택가격 변동 상황을 발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정책을 점검하고 집행해야 할 정부의 심의위원회를 상시적으로 개최하지 않는 점 역시 문제가 있다"며 "심의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규제지역 선정 뿐만 아니라 해제 요건을 충족했다면 즉시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기지역은 기회재정부의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 투기과열지구는 국토부의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각각 지정한다. 두 위원회 모두 위원장이 안건이 있을 때 소집하고 정례적으로 개최되지 않는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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