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선 출마를 포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개 정당 소식통을 인용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이날 룰라가 제기한 상고 2건을 모두 기각했다.
에드손 파친 대법원 판사는 유엔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며 제기한 룰라 변호인단의 상고를 기각했고, 같은날 오후 셀소 드 멜로 대법원 판사 역시 또 다른 비슷한 상고건을 기각했다.
룰라는 부패 혐의가 인정된 2심 판결과 이로 인해 자신의 후보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연방선거법원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연방선거법원은 지난달 '피샤 림파' 법에 근거해 룰라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2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피샤 림파에 따라 룰라에게 공직 출마 자격이 없다고 본 것이다.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법원 상고가 모두 기각된 데다 정당이 후보를 교체할 수 있는 17일 '데드라인'이 임박해지면서 소식통은 로이터에 "(그가) 출마를 포기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룰라는 당초 옥중 출마를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었다.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룰라의 출마가 사실상 좌절되면서 노동자당(PT)은 부통령 후보였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푸울루 시장을 대통령 후보로 교체할 예정이다.
아다지 후보는 오는 10일 룰라 전 대통령을 면회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룰라가 지지자들에게 아다지 후보의 지지를 당부하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다지 후보는 현재 지지율이 한 자릿 수에 불과하나 룰라의 지지를 받으면 결선 투표까지 충분히 오를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브라질 대선은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자 2인이 2차 결선 투표를 다시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 지지율은 39%로 지지율 2위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 후보를 20%포인트 앞서 있다.
다만 아다지 후보가 지난 4일 부패 혐의로 기소돼 변수는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룰라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을 연임하면서 브라질 최고의 경제호황을 이끄는 동시에 대대적인 빈곤 퇴치 정책을 펼치면서 인기를 끌었으나 돈세탁,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로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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