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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명당', 인간의 헛된 탐욕을 경고하다

기사등록 : 2018-09-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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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2013), ‘궁합’(2018) 잇는 주피터필름의 역학 3부작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을 막다 가족을 잃는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이 나타난다. 흥선은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김좌근(백윤식) 부자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박재상과 흥선은 서로 다른 뜻을 품게 된다.

영화 '명당'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명당’은 ‘관상’(2013), ‘궁합’(2018)을 잇는 제작사 주피터필름의 역학 3부 마지막 시리즈다. 영화는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두 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의 묘를 이장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실존하는 역사와 허구의 균형을 잡으면서 짜임새 있게 묶어냈다. 

한국 관객이라면 누구나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풍수지리’를 소재로 했으니 흡인력은 엄청나다. 더욱이 박재상의 아픈 과거사로 시작된 영화는 초반부 명당을 짚어주는 그의 활약을 그려내며 빠르고 유쾌하게 출발한다.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건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이후 박재상과 흥선의 만남을 기점으로 영화는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인물들의 암투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메시지는 묵직하다. “사람은 땅을 딛고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땅에 매몰돼 산다. 가치관이 바뀌어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땅, 돈이 됐다”는 박희곤 감독의 말이 곧 이 영화의 주제다.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 여전히 그 땅에 휘둘리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포괄적인 메시지는 땅을 넘어 인간의 지나친 탐욕, 물질적 욕구가 얼마나 어리석고 허망한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있다. 

영화 '명당'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조선 최고의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의 조승우는 역시나 의심할 여지 없는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백윤식(김좌근 역), 김성균(김병기 역), 유재명(구용식 역), 박충선(정만인 역)의 열연도 영화에 힘을 보태는 중요한 요소다. 반면 기대를 안겼던 지성(흥선군 역)은 다소 실망스럽다. 홀로 너무 힘을 줬다. 특히 첫 등장신은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뜨거운 열정이 이번엔 독이 됐다. 

풍성한 볼거리는 ‘명당’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경주의 독락당, 강원도 둔내 자연휴양림 등 조선 팔도의 풍광을 담았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전라남도 구례 화엄사에서 촬영한 액션과 화재 장면이 인상적이다. 오는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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