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 트레이더들이 위안화 숏 베팅을 멈췄다.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반응이다. 미국의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관세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월가의 위안화 하락 베팅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미국예탁결제원(DTCC)에 따르면 위안화가 1달러 당 7위안 선을 상회할 가능성을 겨냥한 신규 옵션 거래가 2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관세 전면전이 후끈 달아오른 한편 중국의 위안화 하락 용인이 맞물리면서 수 개월에 걸쳐 급증했던 해당 옵션 물량은 총 1300억달러로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정점을 찍은 모습이다.
지난 3개월 사이 위안화가 6% 이상 하락,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장 커다란 손실을 기록한 뒤 중국인민은행(PBOC)이 평가절하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데다 미국의 3차 관세 시행을 코앞에 둔 시점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 무역 협상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반전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 주 사이 달러/위안 환율의 7위안 돌파를 겨냥한 위안화 풋옵션 신규 거래가 33억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8월 고점 대비 75% 급감한 수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양국의 무역 협상 재개 움직임 이후 중국 IT 섹터가 강한 랠리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무역 협상에서 양측이 돌파구 마련에 실패하더라도 PBOC가 위안화 하락 베팅의 비용을 높이는 형태로 시장 개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 역시 트레이더들의 공격적인 ‘팔자’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소재 완다 코프의 스티븐 이네스 아시아 태평양 트레이딩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PBOC가 위안화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기 위한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해외 단기 자금 조달 비용 조정을 포함해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환율을 통제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카드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와 별도로 일부에서는 양국의 무역 마찰이 심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달러화에 대해 위안화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저우 샤오촨 전 PBOC 총재는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변국에 관세와 금융 제재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도입할 경우 투자자들이 달러화에 대해 위안화를 포함한 다른 통화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위안화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위안화는 지난 4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시행이 본격화된 이후 9%를 웃도는 급락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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