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에 17일(현지시각)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수사와 관련된 문건들을 즉각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백악관의 발표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에 공개를 지시한 문건들 가운데는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외교 자문을 담당한 카터 페이지에 대한 FBI의 감시 영장 신청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브루스 오어 전 법무부 관리의 인터뷰 문건을 비롯해 카터 페이지 감시 영장 신청서와 연관된 FBI 인터뷰 보고서 공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최근 해임된 피터 스트르조크 FBI 요원 등 러시아 개입 수사와 연관된 인사들의 문자 메시지도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조치는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공모를 부인했을 뿐 아니라 뮬러 특검을 두고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마녀사냥에 비유하며,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국가정보국(DNI)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정보기관들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확신해왔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와 FBI 양쪽 다 문서 기밀 해제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알지 못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갑작스럽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백악관을 보호하기 위해 뮬러 특검의 수사를 정치에 개입시키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이자 캘리포니아 민주당 의원인 아담 쉬프는 "(기밀 해제 지시는) 명백한 권력 남용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자료들을 선별적으로 공개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지연된 수사에 개입하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을 트럼프 행정부의 지시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매트 가츠는 "이 문건들을 통해 법무부와 FBI의 최고위층에서 일어나는 부패가 미국인에게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발표 후 법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작업하고 있으며, "법무부와 FBI가 대통령의 지시에 따르기 위해 이미 DNI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얼마 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핵심인물인 폴 매너포트가 플리바겐(유죄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에 합의한 뒤, 뮬러 특검의 수사에 협조한다는 뜻을 밝혔다. 뮬러 특검이 매너포트의 협조로 진전될 가능성을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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