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증권사들이 IB(투자은행)부문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수익성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초대형 증권사들은 굵직굵직한 글로벌 빌딩 투자와 대기업 IPO(기업공개) 주선 등을 통해 쏠쏠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상위 5대 증권사(KB증권ㆍNH투자증권ㆍ미래에셋대우ㆍ삼성증권ㆍ한국투자증권)는 IB부문에서 2975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2993억)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지만, 전년(2016년) 상반기에 대비해선 무려 70% 가량 성장했다.
5개 증권사 중 IB부분의 가장 많은 수수료 수익을 얻는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854억7731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 가량 성장했다. 2016년 상반기 대비해서는 2배 가량 늘어난 것.
KB증권은 부동산 금융에 집중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페이스북이 사옥으로 쓰는 더블린 베케트빌딩 매입에 1500억원을 투자한 사례가 있다. 실제 KB증권은 IB부분에 총 10개의 본부 중 무려 5개 본부(프로젝트금융부, 투자금융본부, 구조화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 부동산투자본부)를 부동산 관련 조직을 갖고 있다. 최근엔 NH투자증권에서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던 김덕규 상무가 직원 10여명과 KB증권으로 이동하면서 부동산 금융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IB에서 쏠쏠한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수수료 수익은 651억2341만원으로 전년과 동기 대비 25% 가량 성장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올해는 지난 3월 벨기에 외교부 청사 빌딩에 4900억원, 스페인 네슬레 빌딩에 1200억원 투자를 포함해 약 10건의 대체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증권사가 대략 1년에 4~5건의 딜을 성사시키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공격적 행보다.
NH투자증권은 580억5656만원으로 세 번째로 많은 IB부분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비록 전년 794억3121만원에 비해선 줄었지만, 2016년대비로는 29% 늘었다. NH투자증권은 인수 및 주선 수수료에서 많은 수익을 냈다. 이리츠코크랩 IPO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SK디스커버리, 롯데지주 유상증자 등을 수행하며 주선수수료 부분만 46%가 증가했다. 특히 SK, 롯데, 두산그룹 등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문거래 확대로 M&A(인수 합병)자문 수수료 부분이 무려 59% 성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년새 가장 큰 성장을 이뤘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상반기 183억993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559억575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기업 지분 인수 및 오피스 빌딩 매입 등에 집중적으로 나섰다. 대표적으로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에 2000억원을 상장 전 투자(Pre-IPO)에 나섰고,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 빌딩(4000억원), 홍콩 더 센터 빌딩 인수금융(3200억원), 호주 석탄터미널 채권 인수(2700억원), 런던 트웬티올드베일리 빌딩(2300억원) 등 자기자본을 활용해 굵직한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329억2300만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올해 유령주식 사태 등으로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주 수입원은 주식중개수수료였는데, 최근 온라인 거래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이에 증권사들이 안정적이면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대체투자 등 IB분야 인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부동산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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