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서방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합의한 '9.19 평양선언'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고,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의 참여하에 영구 폐쇄하기로 한 데 대해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멜리사 핸햄 선임 연구원은 "이러한 조치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베이비스텝(작은 발걸음)'을 밟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이어 "우리는 시간표도 없고, 규모가 더 큰 핵·미사일 프로그램들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없다"며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장소 허용은 유용하겠지만, 그러나 이것은 북한이 얼마나 많은 것을 보도록 허용하고 어떤 (사찰) 도구를 가질 수 있도록 허락하는지에 따라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미국이 6.12 북미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들을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9.19 평양선언에 서명했다.
핸햄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서는 "비핵화와 관련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는데, 이번 공동성명(joint statement)에서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내놓은 양보가 미국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도록 매력적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랜드코퍼레이션의 브루스 베넷 선임 국방 분석가는 아리랑 TV에 이러한 약속은 "극도로 모호했다(extremely vague)"며 비핵화에 별 의미가 없다(amount to)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올해 들어 계속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이야 쉽다(Talk is cheap)"며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대극장 입구에서 먼저 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를 하고 있다. 2018.9.18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