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아시아나항공이 베테랑인 확인정비사가 점검해야 할 부분까지 인턴과 저경력자가 정비하고, 확인정비사는 서명만 했던 사례가 적발된 사실을 폭로했다.
민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아시아나항공 특별점검 결과 보고’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점검기간(7월 1일~22일 중 특정일)에 530건 중 51건(9.6%)의 항공기를 인턴과 저경력자가 정비하고, 확인정비사는 서명만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확인정비사는 통상 5년 이상 정비경력자 중 사내 규정에 따라 자격을 취득한 정비사이며 저경력자는 인턴 2년을 마치고, 약 3년 동안 정비경력을 쌓으며 확인정비사 자격 취득을 준비 중인 인력이다.
다른 항공사의 경우 확인정비사가 100% 점검하고, 인턴 정비사는 보조 역할만 담당하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열린 '기내식 대란'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8.07.04 leehs@newspim.com |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자동화점검시스템을 운영하는 전기전자 및 객실 특기 정비사가 부족해 전기전자 계통에 반복결함이 잦고, 전체 객실 결함 4081건(1월 1일~7월 31일)의 25%인 1022건이 정비가 이월되는 등 정비인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반복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해외 취항지에 파견한 주재정비사도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36개 공항, 47명에서 25개 공항, 33명으로 30% 감축했다.
이 때문에 국내 운항정비 담당 정비사와 해외 주재정비사의 지난해 연차사용률은 각각 50%(6175일 중 2986일)와 29%(1684일 중 487일)에 불과해 피로도가 심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적정 정비시간(Ground-Time)도 부족했다. 항공기 출발 전·후 점검시간이 부족해 항공사 사규에 정한 최소 점검시간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최근 1년간 22%(2만6247회 중 5844회)로 가장 많았다.
항공기 운항 중 크고 작은 정비가 필요한 사항은 매달 1300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 중 약 15%는 정비시간이 없어 해소하지 못한 채로 운항됐다. 정비를 하다가 스케줄상 시간이 부족해 끝까지 해소하지 못한 탓에 비행이 순연된 경우도 최근 6개월간 전체 비행의 5%다.
아시아나 A330.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은 예비부품 구매 투자도 인색해 땜질식 정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3년간 항공기 한 대당 부품 구매예산이 대한항공보다 24%(대당 연평균 약 9억원)가량 적었다. 이로 인해 최근 3년간(2015년~2018년 6월) 예비부품이 없어 지연 운항한 사례가 85건, 이 중 부품 조달시간이 오래 걸려 6시간 이상 장기 지연된 경우도 약 70%인 59건에 달했다.
예비부품 부족으로 인한 정비이월과 부품유용도 각각 년 300여건으로 빈번하게 발생했다.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35건)과 해외 정비소에 입고된 아시아나 항공기(17건)에서 부품을 빼돌려 운행 중인 아시아나 항공기에 설치한 경우도 있었다(2017년~2018년 6월)
국토부는 대한항공도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대한항공에서도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대부분 동일하게 발생했다.
민경욱 의원은 “항공사가 보유한 정비인력보다 항공스케줄이 과도하게 많고, 정비시간 뿐만 아니라 예비부품도 부족해 필수적인 예방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비는 승객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항공사는 적정 정비시간과 인력을 확보하고, 정비사들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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