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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은 택시 보완재, 대화로 갈등 풀겠다”

기사등록 : 2018-10-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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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생존권 위협 이유로 결사반대
카카오 “출퇴근 택시 부족, 오히려 도움 될 것”
정부 규제 조율 중, 서비스 합의점 찾아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인천·경기 지역 택시노사 4단체가 카카오(공동대표 조수용, 여민수) 성토대회를 여는 등, 카풀 서비스 출시를 둘러싼 택시업계와 기업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출퇴근 시간에만 제공되는 카풀 특성상 택시업계 생존 위협은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충분한 대화를 가진 후 서비스 출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 업계 및 유관 기관들과 카풀 관련 지속적인 논의 및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카풀은 아침 및 심야 시간 등 택시 수요와 공급의 큰 차이로 인해 이용자들이 겪고있는 불편함을 보완하는 서비스로 활용될 것이며 아직 도입 시기는 미정”이라고 5일 밝혔다.

◆택시업계 “생존권 위협” vs 카카오 “출퇴근 보완 서비스”

카풀은 출퇴근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판교에서 여의도까지 자가로 출근하는 운전자가 카풀앱에 승차 공유 신청을 올리면 같은 방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일정 요금을 내고 함께 출근하는 방식이다.

한밤중의 종로3가 사거리. 한 시민이 자전거전용도로까지 나가 택시를 잡고 있다. [사진=김세혁 기자]

카카오택시, 드라이버(대리운전) 등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카카오는 올해 2월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카풀 스타트업 럭시의 지분 100%를 252억원에 인수하며 카풀 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택시 업계의 반발은 카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출퇴근 시간에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이 급격히 줄어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법인택시 기사의 한달 평균 수입은 217만원으로 버스기사보다 180만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기준 25만대에 달하는 택시 과잉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전국택시운송사업연합회는 과잉 여파로 택시 한 대당 하루 3만2000원의 손실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출퇴근시 일단 차량을 공유하는 카풀 서비스가 도입된다면 택시기사들의 수익이 크게 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2002년 중소기업 퇴사 후 15년 넘게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는 김모씨(63세)는 “최근 주 52시간 영향으로 야근이나 회식이 눈에 띄게 줄면서 저녁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여기에 카풀까지 들어오면 다 죽는다. 택시비 인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기업까지 뛰어드는 건 택시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통 서비스와 혁신 서비스 격돌, 윈윈 해법 찾아야

반면, 카카오는 현행법상 출퇴근 시간에서 사용이 가능한 카풀 서비스는 택시 생존권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적인 택시 과잉 현상에도 불구하고 오전 8~9시, 오후 11~12시에는 서울에서만 택시가 6000대 가량 부족한 상황이다. 특정 시간대에 수요가 몰린다는 의미로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서 출근길 택시 잡기가 어려운 이유다.

여론 역시 카풀 서비스 도입에 찬성하는 쪽이 우세하다. 출퇴근 시간 택시대란은 물론, 가까운 지역은 승차를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해 대체 서비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풀 논란이 전통적인 서비스와 스마트 서비스의 격돌 양상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카풀이나 숙소공유(에어비앤비), 차량공유(우버) 등 혁신 서비스가 자리잡은 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규제혁신 차원의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택시 문제는 사업자와 기사간의 ‘사납금’이라는 부분이 근본적인 갈등인데 이에 대한 논의 없이 혁신 서비스 탓만 하는 건 문제”라며 “택시사업은 전세계적으로 소멸하는 추세고 다양한 모빌리티 O2O 서비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존 택시기사들이 카풀이나 차량공유 등 새로운 서비스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생존권도 보장하고 혁신 서비스도 키우는 그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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