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의 리듬과 캐릭터의 정서는 공간을 바꾸면서 많이 변한다.”
장률 감독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군산) 기자회견에서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군산’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이다.
[부산=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박해일(왼쪽)과 감독 장률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0.05 deepblue@newspim.com |
장 감독은 “몇 년 전 특강 때문에 목포를 갔는데 공간이 인상 깊었다. 일제 시대 건물과 정서가 많이 남아있었다. 영화를 찍고 싶었다. 제일 처음 떠오른 사람이 박해일이라 같이 목포에 갔다. 근데 민박집이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서 군산으로 가게 됐다. 더 좋았다. 물론 두 공간의 질감은 조금 달랐다. 군산이 더 부드러웠다. 부드럽다는 건 남녀가 같이 가 연애하고 싶은 곳도 된다. 박해일은 목포, 다른 배우는 군산부터 떠오르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부제이자 영화에 등장하는 시 ‘거위를 노래하다’에 대해선 “그 시는 중국 유치원생도 안다. 유명한 당나라 시인이 7살에 쓴 거다. 그래서 아이들 리듬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어떻게 보면 동요 같다. 그걸 박해일이 읊으면 재밌고 웃길 거 같아서 한번 해보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조선족의 삶을 강조한 듯하다는 평에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장 감독은 “아시다시피 제가 조선족 출신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그런 정서가 있다. 그런 정서를 강조하고자 한 건 아니고 그쪽 출신이다 보니 일상의 디테일한 면에서도 나오는 듯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 감독과 ‘경주’(2013), ‘필름시대사랑’(2015)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춘 박해일도 자리했다.
[부산=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박해일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0.05 deepblue@newspim.com |
박해일은 “감독님과는 항상 시간이 될 때마다 만났다. 그래서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하실까 지켜보게 되는 자리가 꽤 있었다. 감독님과 목포에 갔을 때도 ‘새로운 지역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군산으로 바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 촬영하러 가면서 저 역시 그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캐릭터를 해석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사실 명료하게 안떨어졌다. 그럴 바야 모든 걸 감독님께 맡기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싶었다. 카메라 앞에서 공간을 느끼고 공기를 느껴서 감정이 나오는 대로 직관적으로 표현했다”며 “사실 감독님과의 결과물은 처음부터 온전히 해석되지 않는다. 늘 그랬다. 하지만 볼수록 여러 평들을 읽을수록 곱씹어진다. 이번 작품도 그렇게 오래 곱씹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장 감독과 박해일은 서로에 관한 무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해일은 “주위에서 감독님과의 작업을 궁금해한다. 감독님은 섬세한 감정을 보듬어주는 능력이 탁월한 분이다. 사실 첫 작품을 할 때는 섞일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호기심이 더 컸다. 근데 호기심이 관심이 됐고 감독님은 그걸 캐릭터와 작품으로 녹여내셨다”며 “감독님은 공간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분으로 유명하다. 아마 앞으로도 지역명을 제목으로 쓰면서 전국 팔도를 여행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장 감독 역시 “박해일은 내가 한국에서 제일 많이 보는 배우다. 또 이런 말이 웃기지만 자주 떠오르는 배우다. 어떤 역할에 이 사람을 떠올렸을 때 뭔가 새로운 가능성을 줄 수 있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제23회 BIFF는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전 세계 79개국 323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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