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벌어진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검찰에 출석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30분 임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사법농단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4개월여 만의 첫 소환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8.10.15 leehs@newspim.com |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임 전 차장은 ‘비자금 조성혐의 등 사법농단 핵심 피의자로 지목했는데 인정하시느냐.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취재진 질문에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임 전 차장은 “법원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했던 동료 법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에 대해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죄했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은 이 이상의 말은 아꼈다. ‘(문건 작성의) 최종 지시자가 본인이냐 양 전 대법원장이냐’, ‘대법원 특별조사단 최종보고서에서는 이 모든 상황이 차장님의 개인스타일이라고 결론내렸는데 동의하시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할 것이고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성실히 답변하는 게 수사 받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한 인물로, 사법농단 사건 초기부터 ‘핵심’으로 지목돼 왔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임 전 차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사법농단과 관련된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을 발견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속도를 올렸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법관사찰 문건 작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소송 등 재판 개입 △전국교직원노조 법외노조 소송 재항고 이유서 대필 △박근혜 ‘비선 의료진’ 특허 소송 정보 제공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에는 민중당 관계자들이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 등 핵심 피의자들의 구속을 촉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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