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최영수 기자 = 통계청이 퇴직자들이 대표를 맡고 있는 2개 비영리단체에 연간 수십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개 단체에는 기관회원으로 가입해 연회비 명목으로 매년 2000만원씩 예산을 직접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경협 의원실] |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경협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통계청이 발주한 수의계약 중 202억원 규모의 사업을 한국통계진흥원과 한국통계정보원이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지난 5년간 추정가격 2000만원 이상 전체 계약 2398억원(907건) 중 58%에 해당하는 1277억원(524건)을 수의계약했는데 두 단체가 16%를 차지했다.
올해 라오스 통계역량강화 사업비 14억원 등 총 43건 116억원을 수의계약한 한국통계진흥원은 과거 9명의 대표자가 통계청 공무원 출신인 전형적인 퇴직자 단체다. 이 단체 대표자는 작년까지 통계청 고위 간부를 지냈던 인물로 올해 2월 이 단체로 옮겼다.
또한 매년 13억원 규모의 국가통계 통합DB 자료관리 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한국통계정보원도 총 86억원(12건)의 계약을 경쟁 없이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현 대표자가 통계청 국장 출신이고 과거 대표자 4명도 모두 통계청 공무원 출신이었다.
김경협 의원은 "현직에 있을 때 일감을 주고 퇴직해 해당 단체에 취업하는 것을 공직자윤리법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며 "통계청 퇴직자 단체를 수의계약이 가능한 기관으로 지정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퇴직자 단체에 대한 특혜성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들 단체가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사업을 계속 맡겨야 한다면 공공기관으로 편입시켜 감사를 받게 하는 등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측은 "국가사무를 위탁할 수 있는 기관으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수의계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