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정부의 단기일자리 확대 방침에 따라 '체험형 인턴' 등 직접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일자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 국토부 산하 23곳 공공기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체험형 인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올해 연말까지 1만4000명 규모의 단기 채용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 |
한국토지주택공사(LH)등 공공기관은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총 1만3971명을 단기 고용키로 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1만4416명을 단기 채용했는데, 작년 채용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을 불과 3개월만에 채용하는 셈이다.
기관별 채용 계획은 LH가 57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철도공사(2219명), 한국도로공사(2203명), 인천국제공항공사(1028명) 순이었다.
문제는 단기일자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체험형 인턴'도 급증했다는 점이다.
민 의원실에 따르면 기재부가 지난 9월 14~18일 동안 'BH(청와대) 요청' 이라며 각 공공기관의 단기일자리 현황을 파악했고, 각 공공기관이 1만9751명의 채용 실적을 제출했다. 이 중 10~12월까지 3개월간의 채용규모는 1만1258명에 달했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체험형 청년 인턴 채용 계획 및 실적'을 조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재부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까지 조사를 진행하면서 체험형 인턴 채용 확대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인턴 채용 실적에 대해 별도 시상을 검토하겠다고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 의원은 기재부의 계속된 압박에 공공기관이 당초 체험형 인턴을 1210명에서 2배 이상 확대된 2713명으로 대폭 늘려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사는 당초 500명을 체험형 인턴으로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1000명으로 2배 늘렸고,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인턴 채용계획이 없었지만 583명으로 늘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도 당초 0명에서 109명으로 확대했다.
이들 공공기관이 제출한 단기일자리와 체험형 인턴 채용 규모를 합치면 올 한해에만 총 2만2464명을 채용하게 된다. 지난해(1만4416명)보다 55.8% 증가한 수준이다.
기관별로는 LH가 1만2126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철도공사 2685명, 한국도로공사 2203명, 인천국제공항공사 1481명 순이었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지난해 단기 일자리 인력이 2명이었는데 올해는 532명으로 266배 증가했고, 한국철도공사도 지난해 73명에서 2685명으로 36.8배 늘었다.
민경욱 의원은 "이번에 확인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은 전체 공공기관 361곳 중 23곳에 불과하다"면서 "이 수치들을 단순히 확대·비교할 수는 없지만 연말까지 석 달간 전체 공공기관에서 10만명 이상이 단기 채용돼 취업자 수와 실업률 통계를 왜곡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민경욱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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