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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보는 이슈+] 대북제재 비웃는 北? 김정은, 롤스로이스에 빠지다

기사등록 : 2018-10-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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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매니아’ 김정은, 최근 롤스로이스로 전용 차량 바꿔
20억 호가 ‘최고급 방탄 모델’...폼페이오 방북 때 첫 공개
일각선 "대북제재 비웃기 위한 의도 아니냐" 분석도

[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개석상에 20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 방탄 차량을 타고 등장해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보유한 고가 차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대북 금수품목’에 해당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대북제재를 보란 듯 비웃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최근 일부 외신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롤스로이스 팬텀’ 차량을 타고 왔다”며 “원래 벤츠 차량을 타고 다녔는데 최근 전용차량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차량으로 쓰고 있다는 롤스로이스 팬텀 차종.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 위원장은 올들어 전 세계의 시선이 모이는 공개 석상에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에 이르는 고가 차량을 타고 나오는 일이 잦다. 문재인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방북하는 자리마다 고가 차량을 공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문 대통령과의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그리고 지난달 평양 카퍼레이드 때 모두 벤츠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풀먼 가드 S600을 탔다. 이 차는 최고급 벤츠 리무진으로 가격이 100만달러(한화 약 11억 3000만원)가 넘는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7일 4차 방북을 했을 때도 같은 차량이 제공됐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타고 다닌 적이 있을 만큼 벤츠 애호가다. 하지만 지금은 벤츠를 타지 않는다. 대신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닌다. 그 것도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맞이하기 위해 백화원 영빈관 앞에 차를 세우고 내렸을 때, 바퀴에 롤스로이스를 상징하는 'R'이 포착됐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이에 대해 “공개된 롤스로이스 차량은 2015년 생산된 롤스로이스 모델로 추정되며 가격은 풀옵션 기준으로 90만 달러(한화 약 10억원) 정도”라고 분석했다.

VOA는 이어 “김 위원장이 탄 롤스로이스 차량은 방탄모델로 보이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가격은 180만 달러(한화 약 2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함께 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두 정상이 탄 차량은 ‘벤츠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풀먼 가드 S600’로 추정된다.

◆대북 제재 삼엄한데 어떻게? 전문가들 "중국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 제기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북한으로의 사치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2013년에는 “고가 자동차가 사치품에 포함된다”고 못박았다.

때문에 어떤 경로로 벤츠, 롤스로이스 등의 고가 차량들이 북한으로 유입됐는지, 김 위원장이 어떻게 이 차량들을 구입했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VOA는 최근 김 위원장이 탔다는 벤츠, 롤스로이스 이외에도 ‘고가 오토바이’도 북한에 대거 유입됐다고 전한 바 있다.

VOA는 “9월 남북 정상이 카퍼레이드를 할 당시 퍼레이드를 경호했던 북한 인민군들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 역시 중국 CF 모토사가 제작한 1만 5000달러(한화 약 1686만원) 정도의 고가 오토바이”라고 보도했다.

VOA는 “고가 오토바이의 경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항목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역시 ‘어떻게 북한으로 유입됐는지’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8일 평양 시내를 함께 퍼레이드하며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2018.9.18

中, 다른 유엔 회원국과 달리 ‘대북 금수 사치품’ 지정 거의 안해

유엔 안보리에 따르면 현재 ‘사치품’에 해당하는 것은 고가 차량, 제트 스키, 스키 리프트 등이다. 고가 오토바이는 안보리 대북제재 항목에 들어가 있지 않다.

다만 국가별로 ‘사치품’ 목록을 자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고가 오토바이를 사치품 목록에 올려놨다. 반면 중국은 아니다.

VOA에 따르면 중국은 유엔 회원국인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사치품으로 지정한 품목 개수가 현저히 적은 편이다. 다수의 대북 전문가들은 “중국을 통해 고가 차량 등의 사치품이 북한으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과 미국은 고가의 오토바이를 사치품 목록에 넣어 놓았지만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중국을 통해 고가 오토바이가 북한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롤스로이스 자동차 바퀴 사진. 가운데 'R'이 상징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북제재 아랑곳 않는 北...노동신문 “10년이고 100년이고 제재하려면 하라”

김 위원장이 전 세계로 생중계된 지난 4월과 9월 정상회담, 그리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문하는 자리에 고가 차량을 타고 등장한 이유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귀빈에게도 고가 차량을 내준 것을 보면 귀빈 예우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는 반면 일각에선 "보란 듯이 대북 제재를 비웃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도 있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대북 제재를 할 테면 하라"는 입장을 대대적으로 표명했다.

노동신문은 이달 12일 논평에서 “10년이고 100년이고 제재를 할 것이라면 하라”며 “기어이 자체의 힘으로 그 어떤 제재, 난관, 시련이라도 뚫고 천하제일 강국, 사회주의 무릉도원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것이 우리 인민의 배짱”이라고 주장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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