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프랑스 작가 기욤 멜라니가 동성애 혐오자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에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LGBT) 공동체 지지자들은 21일(현지시각)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LGBT) 공동체 지지자들이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프랑스 작가이자 성 소수자 인권 운동가 기욤 멜라니(Guillaume Melanie)는 지난 16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동행인을 밀치고 지나간 행인에게 예의 있게 행동하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다른 남자가 끼어들어 성소수자에 관한 욕설을 퍼부으며 멜라니의 얼굴을 가격했고, 멜라니는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구급차에 실려 가던 멜라니가 심하게 멍든 얼굴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자, 성소수자 공동체 지지자들이 이날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집결해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프랑스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에 나선 것이다.
멜라니는 시위 현장 인터뷰에서 "나는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다. 나는 아무에게도 욕을 하지 않았다. 나는 아무도 때리지 않았다. 나는 그저 동성애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파리 시내에서 발생한 성소수자 폭행 사건은 총 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접수된 118건과 비교했을 때 37% 줄었다.
다만 최근 프랑스 의회에서 남녀 부부에게만 허용됐던 불임치료를 레즈비언 부부에게도 허용하는 방안에 관한 토론을 준비하고 있어 비정부기구에서는 성소수자 혐오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2~13년 동성 부부 결혼에 관한 토론이 열렸을 당시 성소수자 폭행 건수가 78% 급증한 바 있어 우려가 크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SOS호모포비에(SOS Homophobie)는 프랑스 정부에 동성애 혐오를 막는 캠페인을 열고 동성애 혐오 피해자들을 대하는 방법에 대한 경찰 훈련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제레미 팔레담 SOS호모포비에 회원은 "이번 사건으로 성소수자 폭행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늘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피해자들은 주의 시선이 두려워 경찰서에 가는 것을 꺼려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LGBT) 공동체 지지자들이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