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류태준 수습기자 = 4대 시중은행 직원 중 여성 비율이 최대 58%에 이르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행장급 72명 중 여성은 2명 뿐이다. 반면, '2등 정규직'으로 불리는 하위직군은 99% 이상이 여성인 경우도 있어 고용차별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 자료 = 김병욱 의원실 ] |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은행권 직급별 여성 비율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4대 시중은행 직원 중 여성 비율은 최소 43.7%에서 최대 58.0%를 차지했다.
하위직군에서는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관리자급 이상 고위직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고위직 안에서도 임원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낮아졌다. 우리은행 부지점장 중 여성 비율은 25.8%를 기록한 반면 나머지 3개 은행은 13.6~17.4%였다. 지점장 중 여성 비중은 한 자리 수였다. 본부장(상무) 중에는 신한은행에서 53명 중 4명으로 11.3%를 기록했으나 나머지 3개 은행은 한 자리수였다.
4대 은행 부행장(전무) 72명 중에는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각 1명이 여성일 뿐 모두 남성이었다.
반면, 일반 정규직인 대리와 행원 중 여성 비율은 최소 47.3%에서 최고 70.1%를 차지했다. 특히 2등 정규직이라 불리는 하위직군에서는 최소 94.4%에서 최고 99.2%까지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2등 정규직이란 고용형태는 정규직이지만, 일반 정규직과 차별을 두고 있는 정규직을 말한다. 은행마다 RS직군(신한), 개인금융서비스군(우리), LO직군(국민), 행원B(하나) 등으로 불린다. 일반 정규직에 비해 임금은 60~80% 수준이고 별도의 승진체계를 갖고, 단순직무 위주의 업무를 하는 특징이 있다.
은행권의 채용도 일반정규직은 남성 중심으로, 하위직군은 여성 위주로 이루어졌다. 지난 2015년 이후 최근까지 직급별 신규 채용자의 성비를 보면 일반 정규직의 경우 여성 채용자 비율이 최저 23.2%에서 최고 38.8%에 불과했다. 반면 2등 정규직 채용자 중 여성 비율은 최소 75.9%에서 최대 98.1%를 기록했다.
김병욱 의원은 “1988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된 지 올해로 30년이 되었다"며, "은행권의 2등 정규직 문제는 ‘고용에 있어서 남녀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한다’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정신이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만연한 고용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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