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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한 이후 촉발한 중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 경기를 둘러싼 잿빛 전망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소규모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들이 이 같은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폭탄으로 제조업 경기가 악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시행된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한 혜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소형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기업가들이 미·중 관세전의 영향이 미미하며, 제조업계에 낙관론이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심층 보도했다.
1918년 시카고에서 시작해 4대에 걸쳐 제조업체 '아틀라스툴워크스'을 운영 중인 잭 모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의 대중 관세에 울부짖는 기업 대부분이 우리 경제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종종 잊곤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미국 경제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기업들이 내가 운영하는 기업과 같은 소규모 기업들이다. 그리고 난 관세 부과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와 뉴욕 월가에서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가져올 위협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미국의 제조업 중심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은 모틀과 같이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관세전의 부정적인 영향도 제조업의 성장 앞에서 무색해진다고 주장한다.
물론 중국과의 관세 전쟁 현실화로 많은 대형 기업들이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다. 일례로 세계적인 자동차기업인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7월 올해 수익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충격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독일의 자동차 업체인 다임러도 관세전으로 2분기 순익 하락을 겪었으며,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은 관세전쟁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는 발표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하락을 경험했다.
여기에 이주 캐터필러와 3M,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가 3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미·중 관세전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지적, 시장의 투자자들에 무역 전쟁발 불안을 안겼다.
하지만 대형 기업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형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오히려 혜택을 입었다고 입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美 중소기업 "트럼프 싫어해도 제조업 부양 사실은 부인 못해"
스콧 폴 미 제조업연합회(AAM) 회장은 FT에 글로벌 대기업들의 수익성 경고가 무역전쟁의 전모를 말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 문제가 현지 공장보다 정치권에서 더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제조업 경기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AAM 회장은 일자리 손실 문제도 거의 없었으며, 그마저도 경기 강세로 상쇄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제이 티몬스 전미제조업협회(NAM) 회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비쳤다. 티몬스 회장은 FT에 "제조업체들은 현 경기상황을 매우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1950~1960년대 사람들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서 제조업체들의 자리를 당연하게 여겼다. 그 이후 제조업체의 위상이 약화했으며, 규제와 세금 문제가 우리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제조업체들은 불안에 떨지 않으며,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발표된 8월 전미자영업연맹(NFIB) 소기업낙관지수는 108.8을 나타내, 집계가 시작된 이래 4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발표된 9월 소기업낙관지수의 경우 지난달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소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의 혜택을 두둑히 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구 제조업체 '스냅온'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핀축은 인터뷰에서 먼저 자신이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아닌 공화당 소속의 폴 라이언에 한표를 던졌다고 운을 뗀 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자사를 포함해 중국과 여러 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에게 "절망적인 사건"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에 위치한 본사에 방문했을 당시 "지금은 위험한 시기가 아니냐"는 대통령의 질문에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세금 감면을 받고 있는데 무엇이 위험하냐"고 반문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익성의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상황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매우 나아졌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FT에 관세는 환율변동처럼 기업들이 관리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정권에서 시행된 규제 완화가 제조업계에 낙관론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에서 트럭 부품과 농기구 등을 제작하는 '골든스파운드리앤머신'을 운영하는 조지 보이드는 FT에 중국과의 경쟁이 주조 산업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정치인이 없었다면 주조산업과 자사가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정권이 미국의 제조산업에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형 냉동고의 부품을 제작하는 '카슨인더스터리스'의 운영부사장 벌 핀켈스타인도 FT에 미국의 소규모제조업체들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모두가 트럼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를 싫어하는 이들도)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 상황이 잘 풀리고 있다는 점을 부인지는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