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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시운전 가동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가다

기사등록 : 2018-11-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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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장, 18만 리터 바이오리액터 보유한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규모
업력 7년만에 론자·베링거잉겔하임 등 글로벌 바이오 CMO들과 어깨 견줘
먼지보다 작은 작은 바이러스도 차단하는 클린룸 기술 '압도적'

[인천=뉴스핌] 김민경 기자 = 주차장에 내리자 광활한 부지가 눈에 한눈에 들어온다. 그 위에 지어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현대식 건물. 이 곳이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바이오밸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이다. 18만 리터의 바이오탱크를 보유한,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3만리터 규모의 1공장을, 2013년 15.2만리터 규모의 2공장을 지었다. 바이오 공정은 타 업종과 달리 공장 설립 후 바로 가동이 불가능하다. 고객사에게 주문을 받아 시생산을 통해 제약회사와 FDA, EMA 등 규제기관의 승인 후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5년여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투입되는 비용은 회사와 고객사 몫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2011년 설립 이후 2015년에 이르러서야 첫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표적인 위탁생산(CMO)사업을 영위한다. 이번 3공장 시운전은 미국서 바이오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 미국 제조기준(cGMP)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경쟁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셔 천문학적인 비용과 아까운 시간을 소요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번째 승인이 진행중인 지금까지 한 번도 'FAIL'된 적 없다.

불과 업력 7년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론자, 베링거잉겔하임, 우씨, 카탈란트 등 쟁쟁한 글로벌 바이오CMO사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비결이 뭘까. 삼성바이오로직스 담당자는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파이프와 클린룸을 가리킨다. "파이프라인이 약간씩 다 기울어져 있죠?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중력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쏟아지도록 설계한 거죠. 용접으로 생긴 이음새나 볼트, 너트도 없습니다. 합성 도중 물질들이 파이프 일부에 고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삼성물산이 보유한 첨단 3D설계와 마이크로 용접 노하우의 집약체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바이오리액터홀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클린룸은 삼중으로 설계돼 있다. 중요 등급별로 단계를 나눠 A-B-C 순이다. 클린룸별로 압력을 달리해 세균 등 오염물질이 낮은 단계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했다. 3공장에는 이런 클린룸이 350여개 갖춰져 있다.

"사실 클린룸 기술은 반도체 공장과 비슷합니다. 반도체 클린룸은 먼지가 가장 큰 문제인데 우리는 그보다도 작은 바이러스도 차단해야 합니다. 때문에 모든 방의 공조를 따로 만들어 압력을 조절하죠.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르니 먼지나 바이러스가 들어가지 못하고 나오게 되는 구조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열사 삼성엔지니어링과 협업해 이같은 플랜트 설계와 건설, 밸리데이션(검증) 등 전 과정을 동종업계 대비 약 40%(19개월) 단축했다. 바이오 위탁생산사는 빠른 생산이 중요하다. 예컨대 15년짜리 특허라면 최대한 빨리 생산해야 오랜 기간 독점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위탁생산사는 공정을 건설해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 8년, 이를 통해 승인받는데까지 3년여가 소요된다. 실질적으로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4년밖에 되지 않는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는 달랐다. 공장 준공에 5년, 승인에 2년 총 7년으로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바이오의약품의 판매 단가는 평균 마진이 30~40% 가량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위탁생산 비용 절감보다는 퀄리티가 우선되는 시장이다.

업계 최고수준의 품질과 생산성도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월 기준 19건의 글로벌 제조승인을 획득했으며 배치성공률 등 생산효율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에서 고객사와 업계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연간 47만건의 샘플링 검사와 일평균 약 1200개의 샘플채취 등 엄격한 품질 관리의 결과다.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경쟁사도 적다. 전세계 3700여개 바이오텍이 있지만 대형 규모의 위탁생산(CMO)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 5곳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사가 고객들과 5년짜리 계약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대부분 10년 주기로 선계약한다. 기간을 늘리고 안정적을 가는 것이 더 좋다는 판단에서다. 계약이 늘고 성장성이 가시화되자 삼성그룹은 당초 2.1조 규모 투자 계획을 3배 이상 늘렸다. 근무 인력도 설립 당시(2011년) 13명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700명으로 확대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부터 위탁개발(CDO) 신비즈니스를 진행, 본격적인 CMDO(위탁생산·개발)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현재 바이오의약품 초기 단계인 세포주 개발과 제조공정 설계 등을 대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을 나서자 곳곳에 걸려있는 '2020 CMO CHAMPION'라는 플랜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바이오제약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고 글로벌 메이저 바이오파마로 성장하겠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야심찬 포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장기적 비전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장의 25%, 특히 CMO시장의 50% 이상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 송도 바이오밸리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은 오늘도 쉴 틈이 없다.

 

cherishming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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