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기자, 유수진 기자 = 롯데케미칼 3분기 영업이익이 10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과 재작년 유례없이 호황기를 맞았던 석유화학 업황이 유가상승과 맞물려 가라앉기 시작하며 롯데케미칼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1일 롯데케미칼은 전년 동기에 비해 34.3% 줄어든 3분기 영업이익 5036억원을 공시했다. 2016년 1분기 영업이익 4736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액은 6.5% 늘어난 4조2476억원을 올렸지만 당기순이익은 27.3% 감소한 458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원료가가 상승하며 제품의 스프레드(판매가-원료가)가 하락했다"면서 "대외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위축과 여수공장 정기 보수 영향으로 전분기에 비해 실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회사는 원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하지만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올라간 원재료 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최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23.7% 감소한 6024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석유화학사업인 기초소재부문의 이익이 크게 줄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사는 반제품으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그 제품을 산 중국 업체들이 플라스틱 등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수출하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교역량이 줄고, 유가 상승으로 재료값은 올라가며 최근 중국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 역시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1분기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20.4%에 육박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은 7~8% 영업이익률만 올려도 높은 축에 속한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까지 16% 이상의 이익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률은 11.9%에 그쳤다. 이익률이 6분기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전날 석유화학협회 행사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률이 20% 수준인 지난해 상황이 비정상이고, 지금 상황이 정상"이라며 "지난해 미국 허리케인 때문에 에틸렌 캐파 1000만톤 공장이 꺼지면서 (우리가)반사이익을 본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하향 추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롯데케미칼 4분기 영업이익 실적 컨센서스로 5097억원을 제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28.9% 줄어든 수준이다.
4분기 역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원료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중장기적으로 바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기보수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최악의 수요 국면이 동시에 집중된 분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2019년 상업생산 예정인 미국 에탄분해설비(ECC) 공장 및 국내 신‧증설 사업 완료에 따른 수익성 강화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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