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북한 당국이 탈북‧밀수를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국경지역을 지나는 주민들에게 뇌물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사실상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수탈하고 있다고 보면 되고, 이에 대한 주민 불만이 높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10월 6일 평양 거리의 정류장에서 평양시민들이 무궤도전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RFA에 따르면, 북한은 국경지역에 검문 초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최근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뇌물을 주면 쉽게 초소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10월 30일 RFA에 “겉으로 보면 국경지역 통제가 삼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며 “초소의 검열성원들이 국경지역 통과를 원하는 주민들을 따로 불러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는데 이 뇌물만 받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뇌물로는 보통 인민폐 1000위안(한화 약 16만원) 정도의 돈을 낸다”며 “국경 지역을 통과하고 싶은데 허가증이 없거나 신원확인이 어려운 주민들이 이 돈을 내는데 돈을 받은 검열성원들은 바로 주민들을 통과시켜 준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허가증 같은 것도 없으면서 뇌물도 안 바치면 바로 보위부로 이송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게 된다”며 “‘탈북’ 명목으로 국경을 넘으려던 사람이 조사 중 탈북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보안서로 이송되고 이후 ‘국경통행질서 위반죄’로 노동단련대까지 가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들어 통제가 더 엄격해진 것이 뇌물 때문인 것 같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 소식통은 “당국은 국경지역 출입을 자주 하는 무역관계자와 화물차량들에 대해서도 초소 통과를 조건으로 하는 뇌물을 요구하는데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며 “무역일꾼들은 매번 초소 통과를 할 때마다 뇌물을 요구하니 불만을 갖고 있지만 큰 대가를 치르기 싫어서 하는 수 없이 뇌물을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요즘 단속 행태를 보면 권력기관이 초소를 늘려 놓고 뇌물을 받아 자기 잇속만 채우고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