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들이 이중 악재를 맞아 최근 급락한 미국 기술주나 중국 증시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증권거래소나 장외시장인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중국 기업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지난 3개월 간 14% 떨어졌고, 대부분 낙폭은 10월에 발생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DR은 미국에서 1부 또는 2부 상장된 외국 기업 주식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는데, 중국 ADR은 최근 세계 증시가 급락할 때 미국이나 중국의 주요 주가지수보다 훨씬 큰 폭 하락했다.
알리바바그룹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등 53개 중국 ADR로 구성된 BNY멜론중국ADR지수는 10월 말 들어 반등하기는 했으나 10월 한 달 간 13%나 빠졌다.
이는 같은 기간 9% 하락한 상하이종합주가지수나 9.2% 하락한 나스닥 지수보다 큰 폭 하락한 것이다. 참고로 S&P500 지수는 10월에 6.9% 내렸다.
BNY멜론중국ADR지수에 따르면, 10월 한 달 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총합 1400억달러(약 156조5200억원) 증발한 것이다. 이 지수에서 기술주는 약 4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수년 간 중국 기업들은 중국보다 상장 규정이 덜 까다로운 미국 증시를 선호했다. 지난 2014년 사상 최대 규모인 250억달러(약 27조9500억원)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한 알리바바가 첫 테이프를 끊으며 총합 시가총액이 조달러(약 1118조원)에 달하는 100여개의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 상장 물결을 이뤘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기술주 밸류에이션 냉각이라는 이중 악재를 맞아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들이 어떤 종목보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 증시에서 ADR 규모가 가장 큰 알리바바, 바이두, JD닷컴의 ADR은 지난 3개월 간 각각 17%, 13%, 30%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들 중국 기술주들이 최근 수년 간 고공행진을 펼쳤던 만큼, 앞으로 추가 하락할 여지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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