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KDI)이 한국은행보다 내년 한국경제를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KDI가 제시한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 다수가 한국은행 예측치보다 훨씬 낮은 것.
KDI는 특히 한국경제가 경기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한다. 경기 정점을 찍었으니 경기 순환 사이클 상 바닥을 찍을 때까지 경기가 후퇴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6일 KDI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2019년도 경제전망을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 설비투자, 민간소비, 실업률, 취업자 증감 등 다수의 KDI 전망치가 한국은행 전망을 밑돌았다. KDI가 전망한 내년 경제성장률은 2.6%인 반면 한국은행은 2.7%를 제시했다.
두 기관의 전망치에서 가장 차이를 보이는 지표는 민간소비와 투자다. 한국은행이 KDI보다 더 낙관적으로 봤고 이는 성장률 전망치 0.1%포인트 차이로 나타났다.
먼저 한국은행은 내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전망치로 각각 2.7%, 2.5%를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또 내년 건설투자 -2.5%로 전망했다.
KDI 전망치는 한국은행보다 더 낮다. KDI가 제시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전망은 각각 2.4%, 1.3%다. 또 KDI는 건설투자 -3.4%를 예측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각각 0.5%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본다"며 "이에 따라 투자 위축세가 성장률을 1%포인트 낮추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고용 지표에서도 KDI 전망이 훨씬 비관적이다.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취업자 증감을 각각 9만명, 16만명으로 제시했다. 또 올해와 내년 실업률을 모두 3.8%로 전망했다.
반면 KDI는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7만명 조금 넘는다고 예상했다. 또한 내년 취업자 증가는 10만명 내외에 그친다고 전망했다. KDI는 올해와 내년 실업률을 한국은행보다 0.1%포인트 높은 3.9%로 예측했다.
◆ 한국은행 "수출·소비 중심 성장세"…KDI "내수경기 둔화·수출 증가세 약화"
두 기관은 내년 경제 흐름 총평에서도 결이 다른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수출과 소비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진다고 총평했다.
보다 자세히 보면 근로장려금 확대나 기초연금 인상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민간 소비가 완만히 증가한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또 수출은 미국과 무역 분쟁 영향으로 증가세가 소폭 둔화하지만 양호한 흐름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KDI 경기 인식은 내수 경기 둔화와 수출 증가세 약화에 방점이 찍힌다. KDI는 "민간소비는 가계소득 증대 및 일자리 관련 정책효과에도 자산가격 하락과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으로 둔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이어 "수출은 세계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등 특정 품목의 높은 수출 증가세도 점차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간경제연구소는 KDI 및 한국은행보다 내년 경제를 더 안 좋게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로 2.5%를 제시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내년 마이너스를 기록(-2.0%)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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