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북미 간 대화 진전과 이에 따른 한반도 군사태세 변화를 시사했다. 북한의 비핵화 절차가 본격화되면 한미연합훈련 완전 중단과 함께 주한미군 철수 등 전력 운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교노선 성공=군 영역 불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던포드 합참의장은 5일(현지시간) 듀크대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우리 외교노선이 성공적일수록 군 영역에선 불편(uncomfortable)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던포드 의장은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북미 간) 협상은 한반도 군 태세 변화를 추진해야 하는 형태를 갖출 것”이라며 “우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오른쪽) [사진=로이터 뉴스핌] |
던포드 의장은 그러나 한반도 군사 태세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에이스(Vigilant Ace) 유예 결정, 남북군사합의서에 명시된 비행금지구역 이행 등 미 군사당국 입장에서는 영향을 받아왔다는 평가다.
특히 향후 남북, 북미관계가 개선될수록 ‘공동의 적’에 대응하는 한미동맹의 존속과 주한미군 주둔 명분이 희석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4월 남북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 문제도 논의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에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군과 미국군들.[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 "남북, 북미관계 발전…주한미군 역할 변경·축소 염두"
대북 전문가들은 "미 군사당국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면서도 "향후 한미동맹의 성격과 주한미군의 역할 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국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미동맹을 병행 발전시키겠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남북관계 발전과 한미동맹이 다소 모순적인 측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공동의 적을 대비해서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한미연합훈련 등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일정부분 한미동맹의 성격과 주한미군의 역할, 한미연합훈련의 특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상황이 좋아지면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했다가, 또 나빠지면 재개하는 식의 구도는 당연히 불편할 것”이라며 “과거에는 정기적이고 규칙적으로 뭔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017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자료사진. [사진=공군] |
임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가 잘 진행되면 한반도 내에 있는 주한미군의 전력 축소 필요성도 분명히 제기될 것”이라며 “군사력 부분에서의 축소 가능성을 대비하자는 취지의 발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철수 등에 따른 대(對)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 수정을 우려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주한미군 철수론”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향후 주한미군 철수 얘기가 국내외에서도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미동맹 약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던포드 의장의 발언을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등은 아무 상관없는 것 아니냐고 했던 말을 기억해달라"며 "이 같은 점을 문재인 대통령도 여러 차례 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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