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내외 관심이 집중된 미국 중간선거는 사실상 ‘트럼프이즘(Trumpism)’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결로 해석된다.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워 2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 밖 승리를 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및 국수주의 정책에 대한 심판이 6일(현지시각) 중간선거를 통해 내려질 것이라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워싱턴 포스트(WP)는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이즘이 역사의 이단인지 아니면 미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인가에 대한 대국민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해럴드와 로스엔젤레스 타임스(LT) 등 주요 지역 언론들 역시 투표 용지 어디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없지만 2억3600만에 이르는 유권자들의 선택 사항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학계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플로리다 대학의 마이클 맥도날드 교수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면 투표 열기가 이처럼 뜨겁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소로 향하는 이들은 트럼프의 지지자이거나 반대 세력”이라고 말했다.
보호주의 무역정책과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시작으로 최근 캐러밴 행렬에 대한 강경책과 출생자 자동 시민권 폐지 움직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근대 이후 미국의 가치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행보를 취했다.
중국과 유럽을 포함한 주요국들 사이에 그는 세계화 체제를 위협하는 인물로 통하고,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포함해 역대 정권이 구축한 외교 질서를 흔들어 놓은 장본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연초 퓨 리서치 센터가 실시한 서베이에서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동맹국들의 이해를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6%에 지나지 않았고, 민주당 의견은 74%에 달했다.
미국뿐 아니라 북한부터 중동과 유럽까지 주요국들이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시선을 집중하는 것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외 정책 행보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화당이 예상 밖의 승리를 쟁취, 상하원을 모두 지켜낼 경우 주요국들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노선에 숨을 죽이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승리는 2020년 대선 향방까지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색깔을 형성하는 계기가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이 하원을 석권한다면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세력이 부상, 트럼프이즘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FT는 예상했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이 이란 제재를 좌절시키거나 천문학적인 대중 관세를 폐지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2016년 ‘대선 이변’의 주인공을 강하게 견제하는 세력으로는 충분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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