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6일(현지시각) 미국 중간선거의 날이 밝았다. 민주당의 반격으로 하원 다수석을 차지하고 상원에서 공화당이 집권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수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이 가능성이 약 15%(8분의 1)라고 예측했다. 거의 모든 입법 절차가 하원-상원-대통령의 서명으로 이뤄지는 미국 정부에서 공화당의 의회 집권은 정책 이니셔티브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친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은 앞다투어 공화당이 계속해서 의회를 장악할 경우, 정책 변화는 적을 것이고 이민 사안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제동이 걸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무역
일단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상원 비준 확정이다. USMCA의 상원 비준은 중간선거 후, 내년 2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양당 다수석을 수성하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더 과감한 무역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은 지난 9월 24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재화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별도로 진행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나머지 2670억달러 추가 관세를 때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다시 말해, 공화당이 상·하원을 수성하면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또, 유럽연합(EU), 일본 등 동맹국들에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경제
공화당은 세금 감면의 수명을 늘리고 기존 세제개혁에 새로운 감면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명 '트럼프노믹스(트럼프+이코노믹스 합성어)'로 불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으로는 소득세와 법인세 등의 인하, 상속세 폐지, 제조업 육성시켜 일자리 창출 등을 골자로 한다. 기업의 법인세 추가 인하, 은행과 비즈니스의 추가 규제 완화 등이 거론된다. 사이드라인으로 6년 만에 역대 최대를 기록한 미국 재정 적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19년 정부는 국가부채 한도 천장(ceiling)을 없앨 필요성을 제기할 것이며 예산안 불통과로 셧다운(정부의 한시적 폐쇄)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
취임 후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P), 나프타를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을 외치는 그의 탈퇴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 이민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예산안에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이 책정되지 않으면 서명할 마음이 없다. 그는 캐러밴(중남미 이민 행렬)들을 환영하지 않고, 미성년 불법 이민자들의 체류를 보호하는 '미성년 입국자 추방 유예(DACA)' 제도도 폐기하고 싶어한다. 최근에는 미국 땅에서 태어나면 자동으로 시민권이 부여되는 '출생시민권'을 폐기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말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의회를 수성하면 국경 장벽 건설과 DACA, 출생시민권 폐기를 더욱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사안에 있어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
◆ 외교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누구보다도 더 많이 계속해서 군사력 증강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재정적자가 6년래 최고치를 기록하자 각 부처 참모들에게 예산 5% 줄일 방안을 모색해 오라고 지시했을 때도 국방부만은 예외였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조치를 주장하는 강경파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내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가능성이 높아진다.
◆ 보건
공화당은 중간선거 후 가장 먼저할 것들 중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업적인 '오바마 케어(Affordable Care Act·전국민건강보험정책)' 폐지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지난달 중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석을 수성한다면 오바마케어 폐지를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공화당은 지난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새로운 보험 정책으로 대체하려고 시도했지만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쳐 실패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한다면 국민들로부터 건강보험을 뺏고 건보료를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반대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정부의 재정 부담을 들 수 있다. 오바마케어로 보험이 없던 많은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지만 반대로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는 사람들의 보험료는 평균 20% 이상 뛰었다. 궁극적으로 시장 경쟁을 떨어뜨리고 점차 환자 인구가 늘면서 정부의 지원 부담금이 커질 것이란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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