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중간선거가 시장 예상과 부합하며 종료됐다. 7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전해지며 하락 폭을 키웠으나 중간선거 이벤트로 인한 향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23.80원) 보다 0.5원 하락한 1123.30원에 마감했다.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가 전해지며 오후 1시 48분 1117.80원 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전일 종가 근처에서 마쳤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달러/원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벤트 종료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하나의 측면과 공화당이 상원, 민주당이 하원이라는 선거 결과가 미국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을 다소 완화시킬 것이라는 또 다른 측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A은행의 외환 딜러는 "역사적으로 중간선거가 끝나면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심리가 있어서 전반적으로 리스크 온(위험자산선호)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양원을 다 차지할 경우에는 트럼프 탄핵이나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고, 공화당이 양원을 다 차지할 경우에는 트럼프의 대외 무역 강경기조가 계속 진행될 영향이 있었는데 상하원을 양당이 나눠 장악하게 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어 리스크 온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사실 하원에서 세금 결정 등 경제 정책 관련해서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긴 하지만 민주당도 경기 부양하는데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라서 나쁘진 않을 것"이라며 "위험 선호를 유지시켜주는, 굳이 말하자면 달러/원 하락 재료로 본다"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적자 확대를 무릅쓰고 근시안적 관점에서 추가 감세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는데,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추가 감세안 통과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 확장기를 연장시키는 대가로 과도한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할 만큼 중산층을 위한 추가 감세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하원 탈환이 미국 경기에는 장기적으로 부담이 되겠지만, 단기적인 달러/원 환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추진력 저하 관점에서) 하락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간선거 이벤트가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로 이미 시장에 어느정도 반영돼 있다"며 "향후 환율 방향성은 중간선거 결과보다는 연준 통화정책, 미국 이외 국가들의 경기회복세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B은행의 외환 딜러도 "중간선거 영향은 예상대로 나오면서 하나의 이벤트로 지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중간선거 영향 보다는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달러화 흐름과 여러 대외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A은행의 외환 딜러는 "중간선거는 끝났지만 이슈가 크게 4가지가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문제, 브렉시트 문제, 이탈리아 재정 협의 문제, 난민문제 등 대외변수가 상하방으로 열려 있어서 어느 한 방향으로 가기는 힘들며 결과에 따라 아래위로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 딜러는 "미국 경기가 부진하다는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서 일반적인 달러 강세로 가기는 힘들것"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한국 경기가 좀 더 부진하기 때문에 1110원대에서는 결제 수요 나오면서 반등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