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글로벌

백악관, 트럼프와 설전 벌인 CNN 기자 출입기자 권한 박탈

기사등록 : 2018-11-08 21:4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CNN 기자 짐 어코스타의 백악관 출입기자 권한을 박탈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 대통령과 어코스타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마이크를 뺏으려던 백악관 인턴과 실랑이를 벌이던 도중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이유로 백악관이 어코스타의 출입기자 권한을 박탈했다.

지난 7월 CNN 기자 케이틀런 콜린스가 트럼프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성명 발표장 취재를 불허한 적은 있지만, 백악관 출입기자 권한 자체를 박탈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WP가 보도했다.

문제의 기자회견에서 어코스타가 트럼프에게 “중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 행렬인 캐러밴을 ‘침략’이라고 부른 것은 ‘이민자들을 괴물로 묘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표정이 굳으며 “이민자들은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코스타 기자가 이민자 혐오를 조장하는 공화당의 중간선거 광고를 언급하면서 끈질기게 질문을 이어가자, 트럼프는 “나는 정부를 운영할 테니 당신은 CNN을 운영하라”고 쏘아붙였다.

아코스타 기자가 굴하지 않고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질문을 꺼내 들자 트럼프는 “그건 사기다. 이제 그만 하고 자리에 앉으라”고 다그쳤다.

이어 백악관 인턴이 아코스타 기자에게 다가가 마이크를 뺏으려 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신체 접촉이 발생했다. 그리고 마이크는 곧 NBC 기자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분이 덜 풀린 듯 “CNN은 당신 같은 사람을 기자로 둔 것에 부끄러워 해야 한다.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다. 당신은 CNN에 있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세러 허커비와 여러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며 폭언을 이어갔다.

이후 발언권을 갖지 못한 아코스타가 침묵을 지키며 상황이 종료된 듯 했으나, 몇 시간 후 샌더스 대변인이 아코스타가 젊은 여성에게 손을 댔다는 이유로 그의 출입 권한을 박탈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 언론을 믿으며, 어려운 질문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자가 백악관 인턴으로서 자신의 일을 하려던 젊은 여성에게 손을 댄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 트위터 계정]

하지만 WP는 당시 상황을 보여준 동영상은 샌더스 대변인의 주장과 사뭇 다르다고 보도했다. 아코스타가 실수로 신체 접촉이 있은 직후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아코스타는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힌 후, CNN에 출연해 “나는 그저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려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언론 모두를 향한 테스트라고 생각한다. 백악관은 언론을 모두 차단하려 한다”며 “이 나라에서 단순히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려 했다고 취재를 거부 당하는 일을 당할 것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출처=짐 어코스타 CNN 기자 트위터 계정]

동료 기자들도 즉각 어코스타 변호에 나섰다.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는 “출입 금지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철회를 요청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장을 지냈던 제프 메이슨 로이터 통신 기자는 자신이 어코스타 옆자리에 있었다며 샌더스 대변인의 말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코스타가 젊은 인턴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보지 못했으며, 그는 인턴이 마이크를 뺏으려 할 때 마이크를 놓지 않으려 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CNN 측도 성명을 통해 "전례 없는 백악관의 이번 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아코스타 기자에 대해 전적인 지지를 보냈다.

[출처=제프 메이슨 로이터 통신 기자 트위터 계정]

 

gong@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