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백악관이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CNN 백악관 수석 출입 기자 짐 어코스타의 출입을 정지시키자 미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CNN은 8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CNN을 비판해온 보수 성향의 언론마저 이번 사태와 관련해 CNN 기자 옹호에 나섰다고 전했다. 또 CNN과 CBS뉴스 등 주요 외신들은 사건 발생 직후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이 트위터에 올린 "조작된" 영상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지난 7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CNN의 어코스타가 트럼프 대통령과 캐러밴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던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민자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어코스타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관련된 질문을 꺼내려고 하자 백악관 인턴이 마이크를 빼앗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 간의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샌더스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기자의 행동은 "절대로 받아드릴 수 없으며, 매우 무례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를 믿으며, 그와 그의 행정부에 대한 어떠한 곤란한 질문도 환영한다. 하지만 백악관 인턴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젊은 여성에 손을 댄 기자의 행동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백악관 출입 중지 이유를 전했다.
논란은 샌더스 대변인이 해당 사건과 관련된 "조작된" 영상을 올리면서 일파만파 커져 나갔다. 샌더스 대변인이 올린 영상은 백악관 인턴과 어코스타 두 사람의 팔 움직임 속도를 조작한 영상이다. 이후 CNN의 매트 도닉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트위터에 "당신(샌더스 대변인)은 조작된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가짜 뉴스다"라고 비난했다.
CNN은 샌더스 대변인이 올린 영상이 극우 매체인 인포워스의 편집자 조셉 왓슨이 공개한 영상과 같은 영상으로 어코스타의 행동이 위협적으로 비치도록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사진기자협회(WHNPA)의 회장도 성명을 발표해 샌더스 대변인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WHNPA 회장은 성명을 통해 "샌더스가 조작된 영상을 공유했으며, 영상 기자로 우리는 조작된 이미지가 진실을 왜곡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조작된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은 문제가 되며, 특히 그 이미지를 공유한 사람이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일 때" 더 큰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그간 CNN을 겨냥해 거센 비판을 날려오던 보수 인터넷매체 더데일리콜러도 CNN을 옹호하고 나섰다. 더데일리콜러의 기자인 척 로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어코스타에 대해 비판할 거리는 많지만, 그는 백악관 인턴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그가 손을 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고 적었다.
CNN 백악관 수석 출입 기자인 짐 어코스타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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