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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명분없는 '정치파업'에 발목잡힌 한국 경제

기사등록 : 2018-11-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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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대화창구 차단하고 명분 없이 총파업 결의
현대차·현대중공업 노조, 개별 노조 현안과 무관한 정치파업에 동참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민주노총이 2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번 파업에 대해 명분도 없고, 대화 창구까지 스스로 닫아버린 '파업을 위한 파업' '정치적 파업'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키로 한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노조에 대해서도 비판섞인 우려가 많다.

민주노총이 20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분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시국농성을 끝내고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18.11.20. [사진=윤혜원 기자]

민노총이 이번 파업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노조법 개정'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이다. 이 중 그나마 그럴듯한 명분으로 들리는 것은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다. 정부와 여당 등이 탄력근로제를 6개월까지로 확대하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안마저도 민노총은 스스로 대화와 소통의 자리를 피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를 출범시키면서 민노총을 수차례 초대했지만 거부했다. 최저임금 관련 논의를 일방적으로 관철시켰다는 것이 초대 거부의 이유지만, 애당초 대화의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비춰진다.

여기에 민노총 산하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에 참여키로 하면서 여론의 시각은 더욱 싸늘해졌다. 현대차 노조의 '광주형 일자리 프로젝트 반대', 현대중공업 노조의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 등이 이번 총파업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시선이다.

게다가 현재 자동차 산업은 판매 부진,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 등으로 인해 위기 상황이다. 조선업 역시 바닥은 찍었다지만 여전히 앞날이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뚜렷한 명분없이 민노총의 정치적 파업에 동참한다고 나선 것이다.

노조에게 파업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파업이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명분이 확실해야 한다. 명분을 얻으려면 사회 정의에 어긋나지 않는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파업 이전에 충분한 협상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을 경우 나서는 파업이 명분을 얻게 된다.

이번 총파업은 이런 이유로 명분이 없는 '정치 파업'으로 해석된다. 물론 과거 노동자의 힘이 약하고 권익 보호가 되지 않았을 때의 생존을 위한 파업에 시민들이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 민노총이나 현대차, 현대중공업 노조를 약자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정부의 경제정책 아젠다 부재, 확산되는 보호무역 주의,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 등으로 한국 경제는 바람앞의 등불 신세다. 정부와 경영계, 노동계가 힘을 모아 내년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서도 모자랄 때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 파업'은 지도부의 입지 굳히기에는 유리할 지 몰라도, 결국 경제 악화로 인한 모두의 발등 찍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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