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공공기관 고용세습·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야당과 이를 거부하는 여당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국회의 시계도 멈췄다. 21일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놓고 한차례 더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국회 정상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지난 20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및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손피켓을 들고 고용세습 및 사립유치원 비리 국정조사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18.11.20 yooksa@newspim.com |
한국당은 지난 19일부터 국회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했고 바른미래당은 20일부터 국회 활동에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의원총회를 통해 밝혔다.
이들의 보이콧 결정으로 각 상임위들은 이틀째 정상적으로 회의를 열지 못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법안소위를 열고 여야가 합의한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 일명 '윤창호법' 심사에 착수했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의결이 무산됐다. 또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 역시 법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여야간 이견으로 예산소위 구성안 논의까지 얽히면서 12월 2일까지 통과돼야 하는 예산안도 심사 작업도 멈춰섰다.
예산안 통과 법정기한을 넘기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 돼야 하는 탓에 보이콧을 선언했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민주평화당과 함께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중재안을 내놨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 의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8.11.20 yooksa@newspim.com |
국정조사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제외하고라도 문희상 의장이 권한으로 '국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뜻을 밝혀주면 국회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것.
이에 문 의장은 20일 오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야3당 원내대표, 비교섭단체인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까지 함께 불러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회동 직후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리당에서는 많은 의원들이 근거 없는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앞으로도 걸핏하면 국조를 하자고 해 국정운영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당 의총 중 야당이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의견수렴 과정을 추가적으로 거쳐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국조위를 꾸리면 나머지 국회 일정을 모두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21일 추가적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뒤 국조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이날 민주당의 최종 의사결정이 국회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고용세습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자유한국당이 국회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가운데 20일 오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2018.11.20 yooksa@newspim.com |
앞서 문 의장과 만난 김성태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야3당은 채용비리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민주당이 수용하면 예산안 심사소위도 신속하게 구성하고, 아울러 법안처리 및 대법관 인사청문회 등 모든 의사일정에 대해 패키지로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을 국회의장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문희상 의장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민주당을 제외하고라도 국정조사위원회를 꾸린다면 국회는 정상화된다. 하지만 민주당도 당내 의견 수렴을 고심하고 있다며 합의의 여지를 남겨놓은 만큼 그럴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간 대치로 21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상임위들 역시 대부분 회의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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