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르노삼성자동차가 주도적으로 개발해 온 준중형 세단 ‘SM3 후속 모델’의 국내 생산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이 축소되면서 한국에서 생산‧판매해도 더 이상 수익이 나기 어렵다고 프랑스 르노 그룹 측이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내년 대형 세단 SM7과 중형 SM5 단종에 이어 내후년엔 SM3까지 생산하지 못 하게 되면서 콤팩트유틸리티차량(CUV) 'QM3 후속' 유치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SM3.[사진=르노삼성자동차] |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르노그룹 본사에 보고한 ‘2019년 사업계획서’에 SM3 생산을 내년말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매월 400대에 그치는 등 판매가 부진한 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수요가 점차 몰리는 등 중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다.
반면 부산공장 인건비는 르노그룹 공장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르노그룹이 가동 중인 프랑스 승용차공장 3곳의 인건비 평균을 100(유로화 기준)으로 봤을 때 부산공장은 106이다.
이에 르노삼성과 르노그룹은 SM3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 하다고 결론, 대체 모델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 14일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뉴스핌과 만나 “(SM3 후속은) 지금까지 개발 해 온 것은 사실인데, 생산은 장담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그런 걸 논할 정도로 여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SM3는 지난 2012년 국내 출시한 르노삼성의 대표 준중형 세단으로,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왔다. 지난 2009~2010년 연간 7만대 이상 팔리면서, 르노삼성의 판매회복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모델 노후화와 경쟁모델 등장으로 판매가 줄면서 지난 2016년부터 연간 5000대 이하로 떨어졌다.
현재 SM3 후속 모델은 르노삼성 기흥연구소에서 개발,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르노삼성 관계자는 “(SM3 후속을) 국내에서 개발했다고 해서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에서 생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SM3 후속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콤팩트유틸리티차량(CUV) QM3 후속모델 유치에 집중할 전망이다. 콤팩트 SUV를 포함한 국내 소형SUV 시장이 지난 2013년 9000여대 수준에서 4년 만인 지난해 14만대로, 15배 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기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CUV는 소형SUV보다 전폭이 크고 전고가 높은 모델로, SUV를 선호하는 20‧30대 선호도에 맞추면서도 실용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현재 닛산 로그 위탁 생산 계약 연장이 불투명 해 진데다 주력 모델들이 빠지면서 위기에 처했다”며 “대체 모델을 서둘러 확보해 고용 안정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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