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행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현대그룹이 담당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도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강산=뉴스핌] 18일 아태 리택건 부위원장이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8.11.18 [사진=현대그룹 제공] |
현 회장은 올들어 총 세번 북한을 방문했다. 지난 8월 남편인 고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행사 참석을 위해, 9월에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에 다녀왔다. 그리고 이달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방북했다.
올해 첫번째인 지난 8월 방북은 남북관계가 경직되기 시작된 지난 2014년 이후 4년만이다. 4년동안 한번도 북한을 찾지 못하다가, 올들어서만 세번째 방북길에 오른 것이다.
이처럼 현 회장의 방북이 늘어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모습이다. 여전히 대북 제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과거와 달리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 회장 역시 지난 19일 세번째 방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올해 안에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 2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는 "금강산관광이 10년간 진행됐고 10년간 막힌 상태"라며 "이번 20주년 행사가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정주영 창업 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과의 물꼬를 튼 이후 경협 사업은 현대그룹이 거의 전담하다시피 했다. 이 중 금강산 관광은 일반인들의 방북 창구가 된 남북 경협의 상징성이 큰 사업이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개성공단 가동 정지, 금강산 관광 중단 등으로 현대그룹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동차와 중공업 등 핵심사업이 계열분리 된 후 현대그룹에게 대북사업은 단순히 상징성이 아닌 사업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데 이 사업이 중단되면서 긴 터널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과 현 회장은 남북 사업 재개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준비해 왔다. 선대의 유지를 계승하고, 남북의 평화에 기여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뚝심있게 기다려 온 것이다. 현 회장은 "현대는 단 한분의 관광객이 있더라도 금강산관광을 계속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채 10년을 견뎌왔다"며 "오늘의 온정과 열기, 화합의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금강산이 다시 열릴 거라 믿는다"며 그동안의 소회와 기대를 동시에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선결돼야 할 조건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북제재 해제다. 현대그룹은 이 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현 회장은 "미국 제재만 풀리면 바로 금강산관광을 다시 하려고 준비 중"이라면서 "시설 정비와 안전 진단, 직원 교육 등을 고려하면 제재 해제 이후 관광 재개까지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소떼를 몰고 간 고 정주영 회장의 뚝심있었던 발걸음처럼, 큰 시련에도 대북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해 온 현대그룹과 현 회장의 바람이 이뤄질 때가 언제쯤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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