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다스(DAS)를 통한 비자금 조성 및 횡령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항소심 첫 재판을 앞두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10일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7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김인겸 부장판사)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국고 등 손실 조항과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를 냈다.
[사진공동취재단]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2018.05.23 |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란 적용된 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청구하게 되면 헌재가 위헌 여부를 판단할 때까지 재판이 중지된다.
현행 특경가법상 국고 등 손실죄는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에 규정된 사람이 국고에 손실을 입힌 경우, 손실액이 5억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하 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김성호·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들로부터 국정원장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들 전직 국정원장들이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그 밖에 국가의 회계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과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 금지 원칙을 위반해, 결론적으로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회계관계직원’의 의미는 최대한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금전출납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직원에 국한돼야 한다”며 “신분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해석할 경우, 처벌의 필요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범죄와 형벌에 대한 규정이 불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그 구성요건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12일 오후 2시30분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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