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류태준 기자 = KB국민은행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파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신뢰가 하락한 배경에는 알려지지 않은 충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민은행 노사에 따르면 지난 9월7일 노사협의회 타결을 2시간여 앞두고 미뤄지자 노조원들이 은행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행장 비서실 직원 등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노조 간부가 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후 노사는 가까스로 노사협의회 합의를 마치고 지난달부터 임단협 교섭에 들어갔다. 10여 차례의 임원ㆍ실무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지난 6일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9월 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은행장실 앞에서 노동조합 관계자와 사측이 충돌하고 있다 [ 사진 = KB국민은행 노동조합 내부 소식지 캡쳐 ] |
표면적인 결렬 이유는 일정 기간 승진을 하지 못하면 호봉을 더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페이밴드' 제도와 임금피크제 등에 대한 의견 차이다. 하지만 상호간 신뢰의 문제, 감정의 골이 패였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 노사협의회 과정에서 충돌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서명 2시간 전에 조인식 연기를 통보하고, 문구를 교묘히 바꾸거나 추가하는 등 사측의 협상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과 몇 개월 전 2분기 노사협의회에서도 청원경찰과 충돌로 노조간부가 상해를 입어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었는데도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대표자 교섭이 최종 결렬되자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내놓은 조정에 24일까지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이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수순을 밟는다. 조합원 총궐기대회는 오는 26일, 총파업 찬반투표는 27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에도 임단협이 결렬돼 파업 위기까지 갔다가 올 2월 중노위 조정을 통해 2017년 임단협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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