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이탈리아 재정우려를 둘러싼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가면서 13일 글로벌 증시가 산타랠리를 이어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 난맥상은 여전하지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간밤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해 일단 무질서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현저히 줄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파운드가 미달러 대비 20개월 만에 최저치에서 1센트 이상 회복했으며, 유로도 달러 대비 0.2% 가량 오르고 있다.
메이 총리는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backstop)를 되돌릴 수 있다는 확약을 받으려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파운드/달러 환율 13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이탈리아 정부가 2019년 재정적자 목표치를 하향한다는 소식에 수개월 간 지속된 EU와의 충돌이 일단락되면서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를 당초 제시한 2.4%에서 2.04%로 낮춘다고 발표하고 EU 집행위원회가 이 제안을 수용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이탈리아 2년물 국채 수익률이 0.51%로 급락하며, 지난 5월 말 이탈리아 재정 우려가 불거지기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5년물과 10년물 수익률도 2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이탈리아와 독일 간 10년물 국채 수익률 간 격차가 10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좁아졌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발표에 관심이 몰려 있다. ECB가 연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예정인 가운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앞서 아시아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비관론이 줄어들면서 중국 블루칩 지수가 1.5%, 홍콩 항셍지수가 1.1%의 상승랠리를 펼쳤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1% 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150만톤 이상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한 사실을 취재 결과 확인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보복조치를 나선 지난 7월 초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로 수입한 것이다.
이는 중국이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급한 기대감을 경계하고 있다. 시게미 요시노리 JP모간 글로벌마켓 전략가는 무역 관련 헤드라인에 지나친 의미를 둬서는 안 된다며, “미·중 무역협상 결과는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무수히 많은 헤드라인이 나올 테고 이에 따라 시장도 흔들리겠지만, 협상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흘러 가느냐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품 시장에서는 미국 원유재고가 대폭 줄고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서 유가가 안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악재에 민감해 올해 들어 15% 가까이 급락했던 구리 가격은 이날 톤당 6200달러에 근접하며 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 1개월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gong@newspim.com